연말정산 시즌 시작…'13월의 세금폭탄'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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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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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13월의 보너스'라고 불리던 연말정산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올해엔 보너스는 커녕 '13월의 세금 폭탄'이 현실화하고 있다.

바뀐 세법으로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연말정산을 통해 지난해까지는 더 낸 세금을 돌려받던 사람들이 올해는 환급액이 줄거나 돈을 토해내야 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어서다.

세법개정안 발표 당시 정부가 총급여 5500만원 이하는 세부담이 늘지 않는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해당 구간 직장인들도 세금을 더 내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봉에서 가장 먼저 빼주던 근로소득공제가 줄면서 부양가족 공제 혜택 등을 적용받지 않는 미혼 직장인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납세자연맹이 개편된 세법을 적용해 연봉 2360만원∼3800만원 미혼 직장인의 올해 납세액을 산출해보니 근로소득공제는 24만7500원 줄어든 반면 근로소득세액공제 증가는 7만4250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연봉이 3000만원인 미혼자라면 총 90만7500원을 근로소득세로 내야 하므로 2013년의 73만4250원보다 17만3250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지난해 자녀를 낳은 경우에도 세 혜택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번 연말정산까지는 2013년 태어난 자녀에 대한 출생공제 200만원과 6세 이하 양육비 공제 100만원 등 총 300만원의 소득공제를 통해 16.5%의 절세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출생공제와 6세 이하 공제가 사라지고 자녀세액공제 16만5000원만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연봉 4000만원 직장인의 경우 작년에 아이를 낳았다면 재작년에 낳았을 경우보다 세금 부담이 19만3800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 5000만원이면 31만760원, 연봉 6000만원이면 34만3750원까지 세금 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연봉 4000만원 이하의 경우에는 새로 도입된 자녀장려세제나 기존 자녀세액공제 중 유리한 것을 선택할 수 있어 세금 혜택을 더 받을 여지도 있다.

정부가 세금 증가액이 약 33만원일 것으로 발표했던 연봉 7000만원∼8000만원 구간의 근로소득자 세 부담 증가액도 60만원에서 75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추정치도 나왔다.

이처럼 올해 연말정산이 예상 밖으로 직장인들에게 '빡빡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번 세법 개정으로 많은 소득공제 항목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예전에 소득공제 방식이 적용됐던 항목의 경우 지출액만큼 전체 소득을 그만큼 줄여 계산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과세표준을 낮추는 데에 유리했다.

하지만 이제 대다수 소득공제 항목이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공제받을 수 있는 세금액은 제한적이 된 반면, 근로소득자 상당수가 전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받게 됐다.

납세자연맹은 "개인별로 소득공제 받을 수 있는 항목이 다르고 또 공제효과에 따른 증세 편차가 아주 크다. 새로 생긴 월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직장인 등 일부만 환급이 늘어날 것"이라며 "각자에 유리한 방법으로 연말정산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조금이라도 더 절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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