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주은 기자 = ‘선구자는 외롭고 힘든 일이다. 아무도 몰라주지만, 특별한 일이다.’
박찬호가 ‘야구 개척자상’을 받으며 수상 연설에서 가장 심금을 울린 일이다. 그 누구도 도전하지 못했던 메이저리그를 홀로 개척한 박찬호로 인해 현재 한국 야구 팬들은 메이저리그를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이제 새로운 ‘야수 개척자’인 강정호의 도전까지 지켜보게 됐다.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프로야구 스카웃 재단(HBSF)이 주최한 '야구의 정신' 시상식에서 박찬호는 노모 히데오와 함께 '야구 개척자상'을 받았다.
아시아인 통산 메이저리그 최다승(124승)을 거둔 최초의 한국인 메이저리거였던 박찬호는 이날 수상과 함께 버드 셀릭 전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피터 오말리 전 구단주 등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박찬호는 수상 연설에서 어린 시절 처음으로 메이저리그를 접하게 된 경로와 오랜 메이저리그 생활에 대한 소회를 영어로 풀어냈다.
이날 연설에서 특히 감동적이었던 것은 그가 지내온 ‘선구자’로서의 고난의 길이었다. 박찬호는 “선구자는 외롭고 힘든 일이다. 아무도 몰라주지만, 특별한 일이다”고 언급했다. 그가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1994년까지 그 누구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지만 박찬호가 처음으로 해냈다. 당시에는 메이저리그에 대한 이해가 생소했기에 박찬호 역시 모든 면에서 처음이었고 자신이 스스로 모든 것을 해내야 했다.
21년이 지난 현재, 류현진과 추신수에 이어 이제 강정호까지 메이저리거가 됐다. 특히 강정호는 한국인 최초로 국내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야수의 ‘선구자’역할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뜻 깊다.
박찬호는 모든 것이 처음일 때 묵묵히 인내하며 실력으로 모든 것을 버텨냈다. 또 다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야하는 류현진도, 부활을 꿈꾸는 추신수도, 첫 유격수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강정호도, 마이너리그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윤석민을 비롯한 마이너리거들도 박찬호의 ‘선구자적 정신’을 잊지 말고 힘든 타지 생활을 버텨내 영광의 내일을 그려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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