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보육교사에게 다른 반 아이들도 맞았다는 신고가 잇따르면서 폭행당한 아이는 물론, 목격한 아이들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19일 보건복지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 송도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아동을 폭행해 구속된데 이어 또 다른 어린이집에서 주먹으로 아동의 얼굴을 폭행하는 영상도 추가로 공개됐다.
의료진은 어린이들에게서 크고 작은 폭행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데, 폭행을 당하거나 이를 함께 목격한 아이들에게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생명을 위협하는 극심한 경험 후에 나타나는 심적 반응으로,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층에서 나타난다.
부정적인 감정들은 뇌 속에 사진이 찍히듯 선명하게 남아, 장기적으로는 성인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들은 사건에 대한 기억과 고통을 회피하려고 극심한 공포감, 불안, 과잉 각성, 놀람 등의 정신적 증상을 보인다. 증상은 1주일부터 길게 30년 뒤에도 나타날 수 있다. 착시나 환각 등의 해리 현상과 공황 발작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고 환청 등의 지각 이상도 보인다.
심하면 공격적 성향, 충동조절장애, 우울증, 약물남용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며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초기부터 놀이치료, 미술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매우 어리거나 반대로 고령에서 발생한 경우 중장년층에 비해 더 큰 어려움을 경험한다. 증세가 심하거나 자해 및 타해의 위험이 클 경우에는 입원치료도 고려해야 한다.
이문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반복적 경험을 피하기 위한 회피반응과 과도한 경계반응으로 인해, 주변의 중립적이거나 애매한 상황들을 다 자신에게 위협적인 신호로 지각하는 증상이 나타난다”며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폭행당한 아이들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지켜보는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부정적인 영향이 같이 오기 때문에, 폭행을 당한 당사자는 물론 주변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심리적인 외상 치료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종우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경험과 기억에 대한 주변인과의 상담과 지지가 중요하다”며 “같은 경험이 있는 사람과 한정된 장소에서 기억을 공유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복지부는 19일 한국보육진흥원 회의실에서 문형표 장관, 이재인 한국보육진흥원 원장, 보육전문가 및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현장 간담회를 통해 아동학대 방지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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