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인텔의 창업자 고든 무어가 제안한 ‘무어의 법칙’이 발표된 지 5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인텔이 예전처럼 PC 시장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영향으로 PC 시장 자체가 축소된 가운데 인텔이 야심차게 내놓은 ‘5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브로드웰)는 △14나노미터(nm) 마이크로아키텍처 공정 기반 마이크로프로세서 △저전력 설계 △향상된 내부 그래픽 등이 특징이다.
이전 세대보다 트랜지스터의 수는 늘리고 크기는 줄였다.
1세대의 입력 도구는 키보드와 마우스뿐이었지만 5세대에 이르며 터치·음성인식 등이 추가됐고 제품의 두께는 얇아지고 무게는 줄었다.
기능적 준비는 끝난 가운데 남은 것은 PC 시장의 부활과 PC 제조사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이느냐다.
시장의 판세는 긍정적이다. 스마트폰·태블릿에 밀려 추락하던 PC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837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 상승했다. 2년간 지속되던 감소세에서 소폭이지만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다.
태블릿이 스마트폰만큼 성장하지 못한 가운데 울트라북·컨버터블PC(스크린을 키보드와 분리하거나 밀어 올리는 방식으로 태블릿과 노트북으로 활용 가능한 제품)·올인원 PC 등으로 종류를 다양화한 PC로 소비자들이 다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LG전자·HP·에이수스·에이서·델·레노버 등 7개의 PC 제조사들 도 브로드웰을 탑재한 신제품을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브로드웰을 탑재한 경량 노트북 ‘그램’, ‘곡면 일체형 PC’ 등을 선보이며 향상된 CPU 성능과 배터리 지속 시간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인텔 코어M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9 2015’에디션과 5세대 인텔 코어 i5를 장착한 ‘올인원PC 7 커브드’를 선보였다.
올해 출시 예정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운영체제 ‘윈도10’도 인텔에게는 호재다.
윈도8이 실패하면서 차기 버전에 대한 사용자들의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윈도10 프리뷰’ 버전의 반응이 나쁘지 않아 브로드웰과 함께 과거 막강했던 ‘윈텔 듀오’의 파워가 기대된다.
반면 애플이 맥 컴퓨터에 자체 제작한 ARM칩을 사용할 것이란 설은 인텔에게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애플이 PC 시장에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만약 ARM칩으로 갈아탈 경우 인텔은 큰 고객을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권상준 한국IDC 연구원은 “인텔이 저전력을 강조하고 내부 그래픽 기능을 향상시킨 가운데 ARM과의 경쟁이 더욱 볼만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권 연구원은 글로벌 PC 시장에 대해 “연간 3억대 규모이며 PC 시장은 안정세에 접어들어 교체 수요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이 줄었지만 상위 5개 업체의 점유율은 오히려 올라 메이저 업체로의 집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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