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4년 임금과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일 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조합원 66%의 반대로 잠정합의안이 부결됐다.
예상보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반대가 컸던 이유는 기본급 인상안이 직원들의 요구보다 크게 적었기 때문이고, 여기에 젊은 직원들과 중장년층 직원들의 엇갈린 이해관계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경제 부흥기에 입사한 중장년층의 경우 대부분 어린 나이에 입사해 안정적으로 생활 기반 및 임금 체계를 갖춘 반면 대합 졸업 후 입사한 직원은 상대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협력업체에 근무한 후 201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A 씨는 "작년 4월까지 기본급만 119만원에 불과하고 상여금과 잔업 수당까지 포함해 평균 185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다"면서 "언론에서 말하는 평균 연봉 7200만원은 임원과 생산직, 사무직을 임금을 합친 평균"이라고 토로했다.
H그룹에 다니는 B 씨는 "노조 집행부 자체는 중장년층으로 구성돼 일반적으로 젊은 직원보단 중장년층 직원들의 편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한 만큼 돈을 받고 싶어 하는 의지가 강한 젊은 직원들은 노조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고용 형태별로 직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갈등이 봉합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최근 한국지엠 비정규직 직원들은 회사 측에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시장으로 철수하는 과정에서 비정규직을 자르고 정규직 고용은 유지하는 방향으로 최종 구조조정안을 제시해 노사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규직의 고용 안정을 위해 비정규직 직원이 ‘방패막이’가 되는 모양새다.
이에 한국지엠 군산, 부평, 창원 비정규직 근로자 58명은 한국지엠을 상대로 비정규직 근로자 파견의 불법 여부에 대한 소송을 준비 중이다.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비정규직지부 조합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SK 측에 도급 계약자로서의 고용 안정과 생활 임금 보장, 노동시간 단축,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조합원들은 "SK그룹과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 원청이 하청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외침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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