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반군, 대통령궁 장악·관저 공격 '쿠데타 위기’... 유엔은 '우려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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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2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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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11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예멘을 방문해 하디 예멘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유엔 홈페이지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가 20일(이하 현지시간) 대통령궁을 장악한 뒤 관저에도 공격이 가하면서 쿠데타 위기에 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후티가 이날 오후 대통령궁 안으로 진입해 통제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궁 경호대가 맞섰으나 후티는 대통령궁을 장악했다.

이에 앞서 후티는 전날 오전 대통령궁 주변에서 정부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이면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티는 대통령궁을 장악한 후 예멘 수도 사나 서부지역에 위치한 대통령 관저에도 공격을 가했으며, 당시 관저에는 하디 대통령과 측근들이 회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후티 간부의 말을 인용해 “대통령이나 관저를 공격할 의도는 없었으며 공교롭게 그 주변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나디아 알사카프 예멘 정보장관은 트위터에서 “정권을 전복하려는 후티가 하티 대통령을 공격했다”고 알리기도 했다.

후티는 지난해 9월21일 예멘 수도 사나를 무력으로 장악해 정치적 실권을 쥐면서도 하디 대통령에 협조적이었으나 최근 자신의 몫을 주장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최근 예멘을 6개 자치구로 분할하는 연방제를 구성하는 새 헌법 초안이 작성되면서 후티의 무력행사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후티는 예멘 북부지역을 본거지로 활동해왔다. 풍부한 자원이 매장된 중부와 남부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예멘을 6개 자치구로 분할하는 새 헌법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압둘 말리크 알후티 후티 지도자는 20일 밤 현지 TV에 출연해 “우리는 예멘을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다”면서 “하디 대통령은 외국의 말을 듣지 말고 지난해 9월에 체결한 휴전합의를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예멘 사태와 관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일 후티의 대통령궁 장악에 우려를 표명하고 예멘의 무장세력 후티에 대해 교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ABC방송은 2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회의를 열고 쿠데타설이 나오는 예멘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회의 소집을 주도한 마크 리알 그랜트 유엔 영국대사는 "예멘의 상황이 지난 48시간 동안 급격히 악화됐다"며 "안보리가 만나 대응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후티 지도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하든 두렵지 않다"면서 국민대화 개선, 신헌법 초안 수정, 알카에다 소탕 등을 요구했다.

한편 예멘 남부지역은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디부(AQAP)의 영향력이 큰 지역으로 알려져있다. 후티가 이대로 세력을 확장하게 될 경우 후티와 AQAP간 무력충돌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돼 예멘이 장기간 내전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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