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골리앗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가 오는 2월 인도를 앞두고 있어 주목된다. 잇따른 공정 지연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기에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을 괴롭혀왔던 불확실 요소가 제거돼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골리앗 FPSO가 지난 20일 시운전을 마치고 울산 조선소 안벽으로 무사히 귀환했다. 인도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빠르면 2월 초 늦어도 구정께 선주사측에 인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정상 1월 말로 인도가 예정됐으나 골리앗 FPSO를 옮길 중량물 운반선의 최종 수리작업이 늦춰지면서 인도시기가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골리앗 FPSO의 인도는 구조물 전용 운반선인 네덜란드 도크와이즈(Dockwise)의 뱅가드(Vanguard)호가 맡을 예정이다. 뱅가드호 역시 지난 2011년 2월 현대중공업이 수주해 2013년 인도한 인연이 있다.
인도가 2월로 확실시 되면서 현대중공업의 리스크 요인이 해소됐다는 평가다. 그간 현대중공업은 원통형 FPSO 설비를 건조하면서 혹독한 수업료를 치뤘다.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노르웨이 표준해양규정을 충족시키기 위해 선주사측이 잦은 설계변경을 요청했고, 그로 인한 공기지연으로 실적 압박 요인으로 지적받아왔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선주사는 당초 이 설비를 2013년 말 자국 골리앗 유전에 설치할 예정이었다.
건조가 지연되면서 수주 가격이 넘는 자금이 추가로 투입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0년 수주 당시 11억달러(1조1919억원)에 이 사업을 따냈으나 건조가 늦어지면서 비용은 26억달러(2조8171억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발주처와 협의를 통해 계약금액을 증액하는데 합의하면서 부실은 해결한 상태다.
골리앗 FPSO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원통형 구조로 이뤄져 있다. 기존의 선박형태보다 바다에 접하는 부분이 적어 20m에 달하는 강한 파도와 바람이 부는 북극해의 거친 환경에 최적화 된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공기지연으로 인한 추가비용 등을 현대중공업이 떠안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가 컸다”면서 “하지만 시운전을 마친 뒤 발주처에 인도가 확정됨에 따라 골칫거리 하나를 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대규모의 원통형 FPSO를 건조한 기술력을 인정받게 돼 글로벌 오일메이저로부터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FPSO는 시추선이 뽑아낸 원유의 생산, 저장, 하역 등의 과정이 일괄적으로 이뤄져 ‘떠다니는 정유공장’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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