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사업을 시작한 뒤 3년차가 되면 ‘죽음의 골짜기를 지난다’고들 합니다. 열심히 일해도 성과가 부진해 창업자 스스로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깊어지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합니다. 지난해 덤앤더머스가 바로 창립 3년차였습니다. 다행히 저희는 2014년을 무사히 넘기고 2015년 새로운 도약을 시작합니다.”
조성우 덤앤더머스 대표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얼굴에서 자연스러운 미소를 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그만큼 창업가가 한국시장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기까지는 상상할 수도 없는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덤앤더머스는 국내 유일의 ‘종합 정기배달(서브스크립션) 커머스 기업’이다. 싱글족, 맞벌이족 등 바쁜 현대인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이 원하는 날짜와 주기에 맞춰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셀러리맨 시절부터 “1인 가정이 확산되면서 개인의 일상이 세분화 되면 혼자서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이들을 위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까”를 고민해 왔던 조 대표는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배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했고, 이를 구체화 해 2011년 10월 덤앤더머스를 설립했다.
‘박스 커머스’라 불리는 기존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업체가 무작위로 박스에 들어갈 물건을 정하기 때문에 고객은 필요없는 물건도 같이 사야 한다는 불만이 있었다. 또한 한 분야에 치중한 경우가 많아 다른 품목을 구매하고 싶을 때 취급 업체를 또 찾아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에 덤앤더머스는 소비자가 꼭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만족도를 높였다.
사업 초기 시장 진입은 쉽지 않았다. 고객들이 쇼핑몰의 배달서비스와의 차이점을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트너 업체들도 생소한 서비스에 참여를 주저했다. 당연히 기대만큼 매출이 늘지 않았다. 반면 일은 아무리 해도 줄기는커녕 늘어나기만 했다. 일에만 매달리다 보니 친구들과도 멀어지고, 가족들을 만날 시간도 거의 없을 지경이 됐다. 고독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단다.
“직장을 다닐 때도 어김없이 3년차 슬럼프가 찾아와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은데 그때의 고민이 좀 더 나은 삶에 대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그야말로 생존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한다. 그만큼 진지하고 간절하다”며, “‘왜 힘든 일을 벌였느냐’, ‘지금이라도 전 직장에서 불러 주면 돌아가라’라는 말을 던지고 가버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에게 제 선택의 옳음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사업을 성공시켜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고 했다. 조 대표는 초기 위기를 뚝심으로 이겨냈다. 종합정기배달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4년전 보다 많이 나아졌다. 현재 덤앤더머스는 아침식단, 반찬, 생수, 베이커리, 해독주스, 과일도시락, 가사도우미 등 현재 100개 이상의 정기배달서비스를 운영하며 사업의 규모를 대폭 확장했다. 최근에는 코스트코 구매대행 서비스와 전국 4000여 농가의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을 대문까지 배달해주는 ‘팜투도어’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덤앤더머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수도 3만명을 넘어섰으며, 1일 배달물량은 700~1000건에 달한다. 회사 홈페이지 방문자수도 월 7만~10만명에 이르는 등 고객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조 대표는 “덤앤더머스가 갖고 있는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는 바로 신선물류시스템이다. 자회사인 덤앤더머스물류를 통해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는 우유배달처럼 새벽에 신선하고 편리하게 대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춘천 아기반찬 전문가와 인천의 반찬 전문가, 일산의 이유식, 구로동의 착즙주스, 한남동의 과일도시락, 서울 각지의 유명 빵집 등과 같이 각 지역에서 훌륭한 제품을 만들고 있는 가게나 업체들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판매는 물론, 직접 배달해주는 채널로서 덤앤더머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띠 해인 올해에도 덤앤더머스는 확장 정책을 쉬지 않고 밀고 나가고 있다. 연내에 서울, 수도권을 비롯한 5대 광역시도에 물류망을 구축해 부산에 거주하는 직장인들도 출근 전에 서울 유명 빵집의 빵이나 아침식단을 배달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싱글족과 맞벌이 가구 수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들이 필요로 하는 배달서비스도 자연스럽게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의 시장 전망도 매우 밝다”고 전했다.
지난해 전년대비 500% 신장한 약 2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덤앤더머스는 올해는 400% 이상 성장한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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