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공사에 시세 반영한 '표준시장단가' 도입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공공공사 발주시 가격 산정에 적용하는 '실적공사비' 제도가 '표준시장단가' 제도로 개편된다. 정부가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공사비를 현실화하기로 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2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공건설 공사비 적정성 제고방안'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표준시장단가 제도는 오는 3월부터 시행된다. 공사비를 산정할 때 현행 계약단가 외에도 시공단가와 입찰단가 등 다양한 시장 거래가격을 반영하게 된다.

현재 전체 공공건설 공사는 연간 35조원 규모로, 공사비는 실적공사비 제도(20%), 표준품셈(35%), 재료비·기타 견적가격(45%) 등의 비중으로 결정되고 있다.

2004년 도입된 실적공사비는 폐지된다. 지난 10년간 1.5% 오른 반면 공사비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는 각각 56.1%, 24.2% 상승했기 때문이다.

공사비 거품을 걷어내자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되레 시설물 안전과 품질을 떨어트리고, 저가낙찰이 반복되면서 실적공사비가 과도하게 하락하는 등의 문제를 유발했다. 현재 실적공사비는 10년간 화폐가치 변화와 비교하면 36% 하락한 수준이다.
 

새 제도는 올 3월부터 시행되지만 공사비 산정에 활용되는 세부 공종이 1968개에 달하는 만큼 정착까지는 5년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주로 참여하는 300억원 미만의 공사에 대해서는 실적공사비를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실적공사비를 쓰지 않으면 표준품셈에 따른 공사비를 적용하게 된다.

제도 운영 방식도 기존 발주청 위주의 방식에서 업계가 참여하는 형태로 개선된다.

다수결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공사비산정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기존 발주청 18명, 민간 9명에서 발주청과 민간의 비율을 1대 1로 동일하게 조정한다.

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내 실적공사비 관리를 위한 독립된 센터를 설립하고 건설업계, 협회 등 직원을 파견해 현장의 소리를 반영토록 했다.

동일 공종에 대해 일률적으로 같은 공사비를 책정하던 것은 지역 특성, 공사의 난이도 등 사업별 특성에 따라 자재가격, 시중노임 등을 구분해 적용하게 된다. 공사비를 보정해 적정공사비를 산출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아울러 당장 사용빈도가 높은 공종 가운데 지나치게 가격이 낮게 책정된 흙깍기, 거푸집 등에 대해서는 가격 정보를 우선 수집해 상반기 중으로 가격을 현실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