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초인종 장난에 스트레스를 받은 집주인이 지나가는 행인을 범인으로 오인해 쇠꼬챙이로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나가는 행인을 초인종 장난범으로 오인해 쇠꼬챙이로 찌른 전모(63) 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사는 전씨는 누군가 오후 8시를 전후해 주택 4층에 있는 자신의 집 현관문 초인종을 누르고 도망가는 '장난질'을 반복해 신경이 곤두섰다.
초인종 장난의 범인을 잡으려고 전씨가 나와 보면 범인은 이미 사라진 뒤였으며 근처 CCTV에도 장난의 흔적이 잡히지 않았다.
화가 난 전씨는 범인을 잡기 위해 잔뜩 벼르고 있었다. 때마침 지난 22일 오후 8시 45분께 어김없이 초인종이 울렸다. 집에 있던 전씨는 현관문 렌즈 구멍을 통해 남성 2∼3명이 황급히 도망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전씨는 이때다 싶어 주위에 있던 셔터 여닫이용 쇠꼬챙이를 챙겨 계단을 뛰어내려갔고 주택 앞을 지나던 나모(25) 씨를 발견, 쇠꼬챙이를 휘둘렀다.
길을 걷던 나씨는 갑자기 휘두른 쇠꼬챙이에 공격을 받았지만 옷을 두껍게 입어 다치지는 않았다. 나씨는 이후 억울하게 맞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 전씨는 나씨가 현관문 렌즈 구멍으로 본 남성과 인상착의가 비슷하다며 장난을 친 범인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씨는 "우연히 근처를 지나다가 날벼락을 맞은 것"이라며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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