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경제성장 둔화에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확대되면서 중국 정부가 금리·지준율 인하와 같은 더욱 강력한 추가 통화완화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 가운데 중국 정부가 빠르면 올해 상반기 춘제(春節·중국 음력설) 이전에 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중국 인민은행이 올해 상반기 두 번에 걸쳐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인하할 수 있으며, 첫 번째 지준율 인하 시점은 빠르면 춘제 이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중국 신랑차이징(新浪財經)이 22일 보도했다.
JP모건의 주하이빈(朱海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흐름을 고려할 때 통화완화책을 통한 경기부양 조치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이같은 주장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대비 7.3%, 3분기 대비 1.5% 성장했다. 이는 전문가들 예상치보다는 높은 수준이나, 분기별 성장률로는 거의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셈이다. 또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5%를 기록했고 특히,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가 3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어 춘제를 앞두고 현금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민은행이 춘제 이전에 통화완화책을 통해 유동성 공급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주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중국 인민은행이 춘제를 앞두고 공개시장조작과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를 통해 6400억 위안의 자금을 풀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또 최근 몇 분기 동안 인민은행이 외환보유액 제고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전통적 방식을 활용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준율 인하와 같은 새로운 방식으로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주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담보보완대출(PSL),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등의 수단을 통해 지준율 인하를 대체하는 방안 또한 완전히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중국 인민은행은 관영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3개월 만기가 끝나는 2695억위안(약 47조710억원) 규모의 MLF 기한을 연장하고 500억 위안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9월과 10월 MLF를 통해 각각 5000억 위안, 2695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와 함께 인민은행은 500억위안 규모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를 통한 유동성 공급에도 나설 예정이다. 역RP는 시중에 풀린 채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으로, 춘제 연휴를 앞두고 현금 수요가 늘 것을 예상한 조치로 해석된다.
궈신증권(國信證券) 중정성(鐘正生) 거시경제 애널리스트는 "중국 당국이 이 같은 통화정책수단을 사용했다는 것은 전면적 지준율이나 기준금리 인하 조치의 실행시기가 더 늦춰졌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면적 지준율 인하 시점은 올해 2분기가 될 수 있다"면서 "매년 2분기가 되면 신규외환매입액이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국내자금이 전면적 긴장국면으로 들어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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