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로 복지지출이 급증하고 있으나 세입은 그에 미치지 못하면서 통합재정수지는 6년 뒤에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대로 가다가는 2030년께에는 국가 파산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5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장기 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오는 2060년까지 정부의 총수입과 총지출은 연평균 각각 3.6%, 4.6% 증가해 오는 2021년에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는 지난해 0.8% 흑자에서 2021년 적자로 전환한 뒤 2060년에는 11.4%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산정책처는 내다봤다.
현재의 세입구조와 세출 관련 법령들이 2060년까지 유지된다는 전제 하의 전망이다.
예산정책처는 "장기적으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복지지출 증가와 잠재성장률 하락에 따른 세입기반 약화 등으로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수입의 약 60%를 차지하는 국세(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관세 등) 수입은 지난해부터 2060년까지 연평균 4.0% 증가해 명목 GDP 증가율인 4.1%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2014∼2035년의 국세수입 증가율은 5.2%를 기록하지만 인구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력 저하가 가속화되면서 2036∼2060년의 증가율은 2.9%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총지출 중 의무지출은 연평균 5.2%의 높은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총지출은 의무지출과 재량지출로 분류되는데, 의무지출은 법률에 따라 지출의무가 발생하는 것이고 재량지출은 정부의 정책적 의지 등에 따라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
의무지출의 상승세가 이렇게 높은 이유에 대해 집필 총괄자인 김대철 예산정책처 재정정책분석과장은 "복지분야 지출이 크게 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무지출 대비 복지분야 지출 비중은 2014년 42.2%에서 2060년 54.2%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노인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는데 따른 국민연금(7.6%), 기초연금(7.9%)의 가파른 증가세가 복지분야 지출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정책처는 이대로 가다가는 오는 2033년 국가파산에 이를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대철 과장은 "늘어나는 지출 규모를 국세 등으로 메우지 못하면 국채를 발행해야 되는데, 2033년부터는 국채 발행으로도 지출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며 "결국 2009년의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처럼 한국이 파산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증세를 하거나 복지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거둘지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려면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증세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복지를 포함한 다양한 재정 지출에 대해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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