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치솟는 전셋값과 물건 부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서울의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서고 있다.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월 넷째 주(19~23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에 비해 0.04%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에는 일부 자치구를 중심으로 전셋집 구하기에 실패한 수요자들이 매수로 전환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서울에서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송파구(0.14%)의 경우 잠실동 리센츠와 가락동 쌍용1차가 500만~25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전세매물을 구하지 못해 매매로 선회하는 수요자들이 증가했다.
성북구(0.07%) 역시 길음동 일대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전세 세입자가 늘면서 길음뉴타운8‧9단지, 래미안길음1차가 500만~1500만원 오른 시세를 형성했다.
전세수요의 매매전환은 전세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결과다.
최근 금리가 낮아져 이자 부담이 줄어든 점과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 등 정부의 정책도 한 몫 했다.
지난해 발표된 9‧1 부동산대책과 부동산 3법의 국회 통과로 주택가격이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심리적 기대감도 작용했다.
김은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매매시장은 전세수요의 매매전환 등 실수요자 중심의 매수세로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세난을 견디다 못해 내 집 장만에 나선 전세 세입자들의 움직임은 서울의 주택시장지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전국의 부동산중개업소 211곳을 대상으로 1월(2014년 12월 22일~2015년 1월 22일) 주택시장지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매수세지수는 83으로 전월 50.9에 비해 32.1포인트 상승했다.
여전히 매수자와 거래량이 많은 지를 판단하는 기준치 100을 밑돌고 있지만, 지수가 상승세로 전환한 점을 주목할 만하다.
성동구 W공인 관계자는 “월세전환, 재계약 등으로 전세물건이 귀해 중소형 위주로 매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은 수치가 100 이상이 매물이 소진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매물량지수 역시 전월 106.1에 비해 18.9포인트 오른 125를 기록했다.
투자 측면보다는 전세난으로 인해 중소형 면적을 불가피하게 매수하는 실수요자들이 많다.
노원구 H공인 관계자는 “전세물건이 나오길 기다리던 세입자들이 매수로 발길을 돌리면서 싼 물건이 소진돼 매물이 귀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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