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은행들이 금융사기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대포통장을 근절하기 위해, 자유 입출금식 계좌 개설 요건을 강화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대포통장 거래 근절 차원에서 오는 28일부터 모든 영업점에서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을 개설하는 모든 고객에게 '금융거래목적 확인서'를 징구하기로 했다.
앞서 외환은행은 대포통장 명의인, 단기간 다수계좌 개설자, 미성년자, 여권 소지 외국인, 계좌개설거절(사기의심계좌) 등록자, 동일 대리인에 의한 계좌 개설자에 한해서만 금융거래 목적 확인서를 징구했다.
또한 외환은행은 금융거래 목적이 불명확하거나 감독기관에서 정한 제한사유에 해당하면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 개설을 제한할 방침이다. 하나은행도 입출금자유통장을 개설하는 모든 고객에게 금융거래목적 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징구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3월 대포통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같은 해 6월 1일까지 입출금자유통장을 개설하는 모든 고객에게 금융거래 목적 확인서를 징구한 바 있다. 그 결과 농협은행에서 2013년 말 기준 21.4%에 달했던 대포통장 점유비는 지난해 5월 말 4.6%까지 하락했다.
다만, 농협은행은 대포통장 근절 방침으로 소비자 불편 민원이 발생하고, 영업 추진 과정에서 지장이 생긴다는 점을 고려해 3개월 만에 금융거래 목적 확인서 징구 기준을 완화했다.
농협은행은 외국인으로 여권만을 소지한 자, 단독으로 방문한 미성년자, 단기간 다수계좌 개설자, 대포통장 명의인 등 확인서를 반드시 징구해야 하는 대상을 설정했다. 또 의심스러운 거래유형을 만들어 금융거래 목적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되는 경우를 확인서 징구 '선택사항'으로 분리했다.
그러자 지난해 8월 말 기준 농협은행의 대포통장 점유비는 9.1%까지 다시 증가했지만, 이후 9월 말 8.0%, 10월 말 4.0%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나머지 은행들도 입출금자유통장 개설 절차와 비대면 채널 부문의 장기 미거래 계좌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내달부터 입출금자유통장을 처음으로 개설하는 모든 고객에 대해 금융거래 목적을 확인할 계획이며, 우리은행도 내달부터 통장개설 절차와 비대면 채널 장기 미거래 계좌 부문의 감시를 강화키로 했다.
신한은행도 장기 미거래 계좌 고객의 신규 요청 등 금융거래목적 확인서 징구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이른 시일 안에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전담팀을 구성해 추진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역본부별 준법지원 컨설턴트 전담직원 총 11명을 통해 의심고객 신규 계좌를 분기별로 점검하고 있다. 또한 장기 미사용 계좌 이체·한도에 대해서는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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