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어린이집 CCTV 도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온라인사이트 및 CCTV 전문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인천 어린이집 폭행사고 이전에 비해 60~70% 가량 CCTV 구매가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무분별하게 CCTV 도입만 의무화할 경우 CCTV가 오히려 독이 될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경찰에 따르면 현행법상 어린이집 CCTV설치는 의무 규정이 아니다. 때문에 수사기관이 증거자료로 채택하는 등 다른 이유가 없을 경우 CCTV 이용자가 영상을 지워달라고 하더라도 이를 막을 근거가 없다. 영상을 얼마동안 보관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일부 어린이집의 경우 선명한 제품을 설치할 경우 아동학대를 하는 장면이 또렷하게 찍힐 수 있는 점을 우려해, 흐릿하게 보이는 저화질 카메라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출시되는 CCTV 시스템은 HD급(약 100만 화소) 카메라가 기본이지만 기존 설치된 어린이집의 경우 SD급(약 30만 화소) 이하 카메라를 설치, 운영하는 경우도 다수 발견된다. SD급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은 화질이 HD급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판독이 어렵다.
또한 어린이집의 CCTV 설치가 의무화하면 영상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과 인력도 늘려야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CTV가 설치돼 있어도 위험한 순간이나 이상 행동을 포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CCTV 영상 기록은 대개 지난 영상 위에 새 영상을 덮어씌우는 방식으로 저장하는데, 이 때 과거 기록은 복원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따라서 최소 한달 이상의 영상을 의무 보관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해야한다.
정치권에선 이런 문제을 막기 위해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법률 개정안에는 어린이집 내부에 CCTV를 1개 이상 설치하고, 영상을 60일 이상 보관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화장실 등 사각지대에 대한 보완책이 없다. 교사 및 원생들의 개인정보보호 및 인권 보호 등도 걸림돌이다.
CCTV연구조합 여명훈 과장은 "정부가 어린이집 CCTV 설치를 의무화할 때 CCTV의 화질 수준과 향후 운영계획 등에 대해 사전에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도 함께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전국의 어린이집 4만3742개 중 CCTV가 설치된 곳은 21%인 9081곳에 불과하다. 국회에서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당장 3만4661대의 CCTV가 새롭게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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