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인도를 순방중인 상황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축전을 보내 양국 관계 강화와 협력을 강조하고 나서는 등 인도를 사이에 둔 미국과 중국의 보이지 않는 '구애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시 주석은 인도의 제66번째 공화국의 날인 26일(이하 현지시간) 인도에 축전을 보내 양국 관계 강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중국-인도는 모두 고대문명 국가로 '민족 부흥'이라는 위대한 꿈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인도가 이뤄낸 발전과 성취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는 중국-인도 수교 65주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은 인도와 함께 노력해 평화·번영으로 향하는 양국 간 전략적 합작 동반자 관계를 부단히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려 나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축전은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 중인 가운데 전달됐다는 점에서 중국의 미국 견제의도가 짙게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두 정상이 "인도의 핵공급그룹(NSG) 가입을 위해 공동 노력키로 했다"고 합의한 데 대해서 "(회원국간) 충분한 토론을 토대로 협상에서 일치를 본 뒤에야 결정될 문제"라며 경계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인도에 도착,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과 NSG의 가입 등에 지지를 표명하고 원자력 협력 강화, 국방기본 협정 갱신, 해상안보 협력 강화 등에도 합의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날 뉴델리에서 열린 미국-인도 경제인 회의에 참석해 인도의 성장을 돕고 양국 간 무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인도에 향후 2년간 40억 달러(약 4조33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대외원조기관인 무역개발처(USTDA)가 인도 재생에너지 산업에 20억 달러 투자에 나선다. 또 미국 해외민간투자공사(OPIC)가 인도 농촌지역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10억 달러 차관을 제공하고 미국수출입은행도 자국상품의 대(對) 인도 수출 지원을 위해 10억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시 주석 또한 지난해 9월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해 향후 5년간 200억 달러(약 21조62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인도와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미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파워를 높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고 아시아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중국은 과거사와 영토·해양 경계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는 일본을 견제하고,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추진을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인도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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