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여야는 27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내달 9~10일 이틀간 열고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완구 후보자는 여당 원내대표 출신으로 야당 지도부도 총리 내정을 축하하는 분위기여서 인사청문회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지난 23일 이완구 총리 후보자는 총리 내정 직후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하자마자 차남의 병역면제 의혹에 이어 차남 증여토지 투기의혹, 두 손자의 미국국적과 장남 재산 문제 등이 잇달아 불거지면서 도덕성 검증에 시달릴 전망이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주호영 정책위의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양당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하는 2+2 주례회동을 열고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박 대법관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과 내달 임시국회 일정 등을 최종 조율했다.
여야는 이 후보자와 함께 전날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내달 11일 실시하기로 했다. 여야는 12일 본회의에서 국무총리와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에 대한 인준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김재원 수석부대표는 이날 주례회동 관련 브리핑에서 "임시국회의 안건 처리는 3월3일 본회의에서 일괄 처리하기로 했다"면서 "오늘 회동에서는 개헌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안규백 수석부대표는 "총리 후보자 청문특위 위원장은 여당, 대법관은 야당이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면서 "청문특위 위원장은 국회에 접수한 순서대로 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바꾸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야가 이날 인사청문회 일정을 확정하면서 이 총리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과 자질 검증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이 후보자는 이미 여당 원내대표로서 세월호특별법 협상, 올해 예산안 합의 등을 이끌어내면서 협상력과 정치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자질논란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난관은 도덕성 검증이 될 전망이다. 차남이 무릎 인대 파열을 이유로 병역면제를 받아 병역기피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이 후보자는 "(차남 본인이) MRI·X-레이 촬영 등 국민 앞에 공개검증을 받아 의혹을 풀겠다"고 당당한 면모를 보였다.
그런데 지난 2011년 이 후보자가 차남에 증여한 토지에 대해 투기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서도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14년 만에 약 2.4배 가격이 올랐고, 증여세도 5억 원 이상 적법하게 신고해 납부했다"면서 "투기목적이라면 증여세를 제대로 다 냈겠냐"고 반박했다.
공직후보자들의 단골 의혹 메뉴인 학위 논문 표절의혹도 이 후보자를 빗겨가지 못했다. 지난 1994년 단국대 행정학과에서 받은 박사학위논문이 1984년 발간된 책 '정책학원론'의 문장이 별도 인용 없이 거의 그대로 인용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서는 "제가 전문학자가 아니니까 다소 무리한 부분이나 소홀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소 오류나 착오는 좀 살펴보고 다시 (청문회에서) 말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런데 자식 문제가 또 불거졌다. 새정치연합 진성준 의원은 이날 이 후보자의 장남 내외가 낳은 두 손자가 미국 시민권자로 원정출산이 의심되며, 장남의 재산이 2010년부터 없는 것으로 신고 된 점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문제 제기했다.
진 의원은 또한 1980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서 근무하며 '보국훈장광복장'을 받은 과정도 석연치 않다며 전두환 정권 수립에 이 후보자의 공적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여야는 국무총리와 대법관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게 됨에 따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당초 내달 3일 하루에 실시하려던 것을 3일과 4일 이틀에 나눠 하기로 했다.
같은 달 10일~13일 4일간 하려던 대정부질문도 설연휴 이후인 25일~27일에 3일간 실시하기로 일정을 조율했다.
상임위원회는 내달 5일부터 가동, 연말정산 파동에 따른 세제 개편과 어린이집 아동 학대 등 시급한 현안을 논의키로 했다.
민생경제법안 등 안건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당초 내달 26일과 3월 3일 개최하려 했지만, 3월 3일 하루만 열어 안건을 일괄 처리키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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