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TV, 스마트폰 등 전 제품에 타이젠을 탑재하며 우선적으로 타이젠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에서 최초 출시된 타이젠 폰 삼성 Z1은 출시 후 열흘 동안 5만대 이상이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현지 업체를 위주로 저가폰 경쟁이 치열한 인도 시장에서 이 정도의 초기 판매량은 준수하다는 평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당초 타이젠폰을 고급형으로 출시하려다 노선을 바꾸고 9만9000원의 초저가에 타이젠폰을 내놨다. 당장 수익성을 따지기보다 타이젠폰을 더 많이 보급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먼저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 공장에 Z1 생산 프로세스를 적용해 운송비 절감으로 원가경쟁력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이후 방글라데시에도 Z1을 출시, 저가 시장 위주로 선별적인 시장 침투전략을 시도한다는 복안이다.
독자 운영체제 ‘바다’의 실패 경험이 있는 삼성은 이번 타이젠 대중화 전략에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안드로이드 갤럭시 기어로 출발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현재 전 제품 라인업이 타이젠으로 갈아 탔으며 올해 출시하는 스마트 TV 전 라인업에는 타이젠을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CES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퀀텀닷 기술 기반 SUHD TV 역시 타이젠을 적용했다.
2006년 이후 9년간 전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온 삼성전자가 전 제품군에 타이젠을 탑재하면 빠른 대중화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판매한 스마트 TV에도 타이젠 업데이트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타이젠 보급이 확대되면 개발자들의 참여도 늘어나 구글 안드로이드나 애플 iOS처럼 튼튼한 OS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올해 사물인터넷 개발자 지원에도 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타이젠은 웨어러블-TV-가전-스마트폰 등 모든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플랫폼 전략의 마지막 퍼즐이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오픈소스 개방형 OS로 운영해 플랫폼 호환성을 강조하면서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외부 협력사들과의 폭넓은 협업을 지향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 주도권을 기반으로 타 업체에 대한 종속성을 탈피하고 독자 OS를 확보하거나 M&A를 통한 독자 생존 기반을 강화하는 현상이 업계의 사물인터넷 생태계 경쟁에서 두드러진다.
애플은 위치기반 통신기술 아이비콘 개발을 비롯해 LED 디스플레이, 검색엔진, 카메라 앱 업체 등을 인수했고 구글은 안드로이드 적용범위를 스마트폰에서 나아가 가정용 홈네트워크 및 TV, 자동차 영역으로 확장하고, 이와 관련한 자동온도조절장치업체, CCTV업체, 위성서비스업체를 인수했다. LG전자 역시 스마트 TV용 HP의 웹OS를 인수한 바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사물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이 갖춰야 할 필수 경쟁 기반은 상품 구성에 들어갈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이들 제품과 서비스 운용에 기여하는 소프트웨어(운영체제와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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