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평가제도 변화, 상대평가 벗어나 협력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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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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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기업의 평가제도가 경쟁보다 협력이 중시되는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최근 상대평가 기반의 성과관리 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의 제도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이목을 끈다.

28일 LG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의 상대평가 방식이 구성원들의 경쟁심리를 자극해 성과 창출 동기를 부여하는 순기능보다는 내부 경쟁을 조장해 협력과 집단 지성의 발현을 저해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문가들로부터 자사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 근본 원인으로 구성원들 간의 협력을 통한 창의적인 문화가 약화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오랜 기간 동안 구성원들을 평가하기 위해 운영해온 상대평가 기반의 ‘스택랭킹’ 제도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성원들에게 강제로 순위를 매겨 평가하는 제도는 1980년대 잭 웰치가 이끌던 GE에서 사용한 이후 널리 확산됐다.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전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도입했으며 한국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경영 구루인 에드워드 데밍은 “상대평가 기반의 성과관리 제도가 단기 성과주의를 촉진하며, 장기 계획 수립을 저해한다”면서 “조직 내 두려움을 촉발하고 팀워크를 저해하며 내부 경쟁과 사내 정치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오랜 기간 운영해온 제도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지만, 최근 과감하게 기존의 제도를 폐지하고 새 방식의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나타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3년에 10여년간 운영해온 기존 제도를 폐지했다. 뿐만 아니라 사진 편집 프로그램 포토샵 및 PDF 파일 형식으로 유명한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의 ‘체크인’, 의료기기 제조기업 메드트로닉의 ‘퍼포먼스 액셀러레이션’, 농산업 회사 카길의 ‘에브리데이 퍼포먼스 매니지먼트’ 등과 같이 다양한 산업 영역과 조직 규모의 기업들이 평가 제도에서 변화의 모습을 보인다.

세부적인 운영 방식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이들 기업의 새 제도는 △내부경쟁보다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 상대평가에 따른 등급제도폐지 △연1회 성과 리뷰 방식에서 벗어나 수시 피드백 실시 △평가 절차 및 양식 간소화 △평가 및 보상제도 운영에서 관리자 역할의 강화 등으로 성과 창출에 보다 몰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성과에 따라 평가하고 보상한다는 원칙은 기존 제도와 유사하지만 구성원들을 상대적으로 비교해 동기부여하기보다 개인별 목표 달성에 보다 몰입하게 하고 달성 수준에 따라 평가하고 보상하는 방식이다.

또한 관리자와 구성원들이 수시로 피드백을 주고받게 해 상황 변화에 따라 방향성을 조정하거나 필요한 지원을 적시에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성과 창출을 통해 개인 목표 달성에만 매몰되기 보다는 조직 전체의 목표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평가제도 도입 후 해당 기업들에서는 평가 결과에 대한 불만 등이 크게 감소했고 그에 따른 이직률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경제연구원 전재권 선임연구원은 “차별적이고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구성원들에게 명확한 목표를 부여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며 방해가 되는 요소는 최대한 제거해 성과 창출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며 “어떠한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이러한 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해가는 동시에 관리자 및 구성원들의 운영 역량을 길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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