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자국 기업 및 기술력의 '저우추취(走出去)'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중국이 해외시장에서 잇따라 좌초를 겪고 있다.
중국 환구망(環球網)은 영국 BBC 방송국 보도를 인용해 멕시코 정부가 환경법규 위반 및 벌금체납 등을 이유로 중국 기업의 칸쿤 쇼핑몰 건설 중단을 명령했다고 28일 전했다.
구이레르모 하로 멕시코 환경보호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기자브리핑을 통해 "중국 기업이 1.49㎢ 면적의 삼림을 훼손하고 환경파괴에 따른 벌금 2200만 페소(155만 달러)를 미납했다"며 "중국중동투자무역촉진중심(中國中東投資貿易促進中心·CHINAMEX)에 '드래건 마트 칸쿤' 쇼핑몰 공사 중단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하로 장관은 "프로젝트 추진 후 최근까지 환경관련 10여건의 소송이 제기됐고 사업 투자자가 토지이용관련 환경평가허가증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이에 당국이 지난 2013년부터 이를 주시, 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칸쿤 쇼핑몰 사업 관계자는 "공사에 착수한 지난 2012년 이미 환경허가증을 받았고 당시 멕시코 당국이 의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서 "갑자기 환경문제를 들고 나온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중동투자무역촉진중심은 중국 상무부 대외발전국이 출자해 설립된 기업으로 중국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및 진출 등 국제화 업무를 총괄 관리한다. 설립 후 지금까지 총 3000여개 기업의 해외진출을 주도해왔다.
카리브해 대표 휴양도시인 칸쿤에 중국이 건설 중이던 드래건 마트 칸쿤은 총 투자규모 1억8000만 달러, 건설 면적 5.61㎢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로 중국 기업의 해외 상업지구 건설 사업 중에서는 두바이 이후 역대 최고 규모다. 하지만 멕시코 환경부가 '환경 보호'를 이유로 중국의 발목을 잡으면서 지난해 고속철 건설 프로젝트 낙찰 취소 후 두 번째로 멕시코 시장 확대에 장애물을 맞게 됐다.
지난해 멕시코 교통통신부는 수도 멕시코 시티와 산업도시 케레타로를 잇는 210km 구간 고속철도 건설 사업자로 중국철도건설(重國鐵建·중국철건)을 선정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계약자 선정과정의 '불공정 의혹'을 이유로 돌연 일방적 취소를 선언했다. 중국철건 등 중국 컨소시엄은 당시 불만을 제기, 멕시코 정부로부터 입찰비용을 보상받았으며 지난 14일 재입찰에 나선 상태다.
중국 기업의 해외투자사업의 '난관'은 미얀마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와 중국 광산업체 완바오(萬寶)가 합작 운영중인 모니와 지역 레파다웅 구리 광산에서 주민들이 토지 몰수 및 보상 시위를 벌였고 제압과정에서 50대 여성 1명이 사망, 1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에 뉴욕타임스은 25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중국이 미얀마의 소중한 자원을 빼앗는 '대규모 약탈'에 나서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며 "이에 항의하던 주민의 사망도 결국은 중국의 책임"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중국이 미얀마의 나무, 야생동물, 광산 등 자원을 약탈하고 있다는 것은 왜곡보도이자 중국과 주변 이웃국의 관계를 이간질하려는 악의적 언행"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또, "중국은 해외투자 및 경제협력에 있어 현지 법규를 준수하고 환경 보호, 현지 주민의 이익 모두를 중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 중국과 미얀마 접경지역인 미얀마 이라와디강에 6천 메가와트 발전이 가능한 미트소네 수력 발전용 댐 공사도 추진 중이었으나 지난 2011년 세인 대통령의 지시로 돌연 공사가 중단, 지금까지도 재개되지 않고 있다. 중국 서남부와 미얀마 서부 인도양 해안을 잇는 중-미얀마 철도프로젝트도 중단된 상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