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지사의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 명암(明暗)을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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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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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9일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열린 ‘NEXT경기 창조 오디션’ 시상식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제공]


아주경제 김문기 기자 =경기도(도지사 남경필)는 지난 연말 역사상 처음으로 400억 원의 시책추진 보전금을 걸고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넥스트경기 창조 오디션'을 치뤘다.

시책추진보전금이란 도가 시·군에 지원하는 예산으로 기존에는 시장·군수가 예산을 신청하면 예산부서에서 사업 검토 후, 도지사 결재를 받아 10억원 내외의 예산을 각 시·군에 배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주로 마무리사업 위주로 집행됐다

오디션(audition)이란 가수나 배우 선발을 위한 시험이다. 크게 일반인을 상대로 새로운 재능의 발굴 등을 위한 오디션과, 연예인 또는 성우를 대상으로 특정 배역이나 노래의 가수 선정을 목적으로 하는 오디션으로 나뉜다. 이는 사전에 기록된 오디션에 대한 해석이다.

하지만 이제 오디션의 범위는 가수나 배우 선발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경기도에서는 시책추진금 공모를 위해서 오디션을 도입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도는'넥스트경기 창조 오디션' 방식을 두고 선정과 집행방식의 혁신이라고 홍보를 했다.그런데 바로 이 오디션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흘러나와 부정과 긍정의 목소리로 교차해서 들려오고 있다.

이에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의 명(明)암(暗)을 들여다 보고,보다 더 나은 사업이 오디션을 통해 선택돼 성공의 결실을 맺기 바라는 마음에서 이를 분석했다.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의 명(明)

넥스트경기 창조 오디션(시책추진보전금 공모사업)의 긍정적인 면은, 선택과 집중으로그동안 시책추진보전금의 아쉬운 점을 보완했다는 점이다. 골고루 나누는 배분방식을 벗어나 시군의 시급한 지역 현안에 대해 예산을 집중 지원해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방식이 도입된 것이다.

경기도는 오디션에 앞선 년도에 1762억원의 재정보전금을 집행했다. 31개 시군 69개 사업에 고루 지원하는 방식으로 1개 사업 당 4억7천여만 원씩 돌아갔다. 하지만 이 규모의 비용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를 보완한 것이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이다.선택과 집중력을 살려 가능성 있는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도는 이번 오디션 주제로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 △문화관광 인프라 개선 등을 정해 각 시군에 공문을 보냈다.
그 결과, 31개 시군이 총 66개의 사업에 4631억원을 신청했다. 서류심사와 예비심사를 거쳐 총 7개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선정된 7개 팀은 ▲시흥시 ‘경기 서부 융복합지원센터 건립(98억)’▲포천시 ‘한여울 행복마을 커뮤니티 조성(90억)’▲파주시 ‘감악산 힐링테마파크 조성(100억)’▲양평군 ‘힐링건강지역만들기(50억)’▲안산시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센터(25억)’▲가평군 ‘가평 뮤직 빌리지(100억)’▲부천시 ‘웹툰의 글로벌콘텐츠 프로젝트 통한 일자리 창출(40억)’등으로 총 신청액 503억 규모였다.

 

 ‘NEXT경기 창조 오디션’에서 출전 시군 관계자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각 지자체마다 신청금액이 다른 만큼 지급방식도 새롭게 정해졌다. 시책사업추진보전금 신청액을 퍼센트별로 대상 100%, 금상 83%, 은상 75%, 동상 66%로 수여했다.

본선 심사결과 대상 ‘굿모닝상’에 가평군의 ‘가평 뮤직빌리지’가 선정돼 100억 원의 시책추진 보전금을 받았고,금상 ‘넥스트상’은 시흥시(경기서부융복합지원센터 건립82억 원)와 부천시(웹툰의 글로벌콘텐츠프로젝트를 통한 일자리 창출 33억 원) 등 2개 시가 차지했다.

은상 ‘창조상’은 포천시(한여울 행복마을 커뮤니티 조성 67억 원)와 안산시(청년창업인큐베이팅 19억 원) 등 2개 시가, 동상 ‘혁신상’은 양평군(힐링건강지역만들기 32억 원)과 파주시(감악산 힐링테마파크 조성 67억 원) 등 2개 시·군이 수상했다.

대상을 거머진 가평군의 경우 김성기 군수과 조중현 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군의원, 군 직원 등 30여 명에 가까운 대규모 응원단이 오디션장을 찾는 관심을 보였다. 마치 축제 같았다. 이런 분위기는 이번 오디션이 지자체를 하나로 만드는 상생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이번 오디션의 공정한 심사도 눈에 뛴다. 심사위원 선정을 까다롭게 했을 뿐 아니라 1차 2차 본선 심사위원 중복 참여를 막아 선정했다. 예비심사에 참여한 14명의 외부 전문가를 2차 심사에서는 모두 배제하고 새롭게 9명의 심사위원단을 선정했다. 그 결과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0명의 도민참여자도 전문가 못지않은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심사에 참여했다. 물론 본선에 진출한 7개 시군 거주자는 제외됐다.

오디션 심사위원장을 맡은 서순탁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번 오디션에 대해 “재미와 공정성을 살린 축제의 현장이었다”고 표현했다.자칫 딱딱하기 쉬운 공모사업평가를 재미와 긍정성을 가미한 축제분위기를 연출했다는 점을 인상적으로 꼽았다.

남경필 지사는 성공적 오디션을 위해 땀 흘린 도 예산담당관실과 대변인실의 치밀한 사전준비가 큰 역할을 했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 암(暗)

예산집행방식의 혁신으로 평가받은 이번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모사업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이다.경기도는 이번 공모실시를 31개 시군에 공문을 통해 알렸다. 그 시점이 10월 20일 경이었다. 서류마감은 11월 30일이었다. 따라서 준비기간은 약 한 달 남짓. 대부분 지자체 담당자들은 이에 불만을 표시했다.

A시 담당자는 “공문을 받고 열심히 준비했으나 일정이 너무 빠듯했다”고 밝히면서 “아이템의 규모도 그렇고 주변 지자체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아쉽게 본선진출은 실패했다”고 밝혔다.

준비시간 부족은 대부분 지자체의 불만이었다. B시 한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던 사업 가운데 이미 반응도 좋고 실적도 양호한 사업을 아이템으로 공모제안서로 준비했으나 시간이 부족해 아쉬운 점이 많았다”며 “하지만 공모마감일에 서류를 접수했으나 그 후 마감일이 연장돼 황당했다”고 말했다.

마감일이 연장됐지만 이미 기획안을 제출한 지자체는 새롭게 기획안을 다듬을 기회는 얻지 못했던 것.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의 형평성에 흠집이 난 부분이다.

도 관계자는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일부 지자체에서 공모의 기준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해 12월15일까지 접수기간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에 공정성보다 지역안배가 우선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는데,나름 재원이 튼튼한 지자체가 배제된 점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수원 용인 화성 성남시 등은 이번 오디션에서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반면에,가평군을 비롯해 포천 파주 안산 부천 양평군 등이 본선에 올랐다.

수원시는 이번 오디션에 〈세계in 경기도, 감동있는 수원화성〉 화성시는 <6차산업 클러스트를 통한 지역순환경제 활성화> 용인시는 <신성장 힐링산업의 지역경제 활성화> 성남시는 <수정 도심상권 복합센터건립>을 아이템으로 제출하고 도전했으나 입상하지 못했다.

이들 지자체의 아이템은 오디션 평가기준이었던 △일자리창출 △경제파급효과 △지속가능성 △제안의 창의성과 얼마나 거리가 멀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본선과정을 지켜본 지자체 한 관계자는 “세련되지 못한 준비로 일부 심사위원까지 불쾌감을 보인 한 지자체가 기대이상의 큰 상을 받았다”면서 “점수제로 심사를 한만큼 합산만 하면 결과가 나오는데 1시간이 넘게 지나서야 발표를 한 점이 경기남부와 북부의 구색 맞추기를 위한 시간이 아니었겠냐?”고 꼬집었다.

D시의 한 관계자는 “오디션을 매년 실시하기보다 격년제로 실시해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줬으며 좋겠다”며 “기존 준비 중인 사업을 오디션에 들고 나오지 말고 참신한 아이템을 개발해 도전하는 해야 생산성이 더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한 규정도 마련해 줄 것을 제안했다.

 세상에는 공짜란 없다. 좋은 것을 벤치마킹하고 싶다면 이면에 숨겨진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 땀흘려야 한다. 그러나 경기도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이런저런 말들이 흘러나오는 듯하다.

경기도 31개 지자체 관계자 대부분은 대한민국 최초 교부금 오디션을 잘 모르고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조오디션 기획배경과 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자 대부분 답변이 이를 입증한다.

이들은 “남경필 경기지사의 지시로 시작된 것으로 안다”고 밝히기도 했다. 어떤 배경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떻게 준비돼 시작됐는지 아는 관계자가 없었다.

또 창조오디션의 심사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심사위원장의 총괄적인 평 이외 심사평 역시 없었다. 참가 지자체에서는 심사결과만으로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교훈을 얻을 수 없었다.

심사결과 미공개는 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부를 가능성도 크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번 창조오디션에 대해 '경기북부 밀어주기 오디션'이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재정자립도가 약한 지자체를 배려한 오디션이었다는 말도 나왔다.

'밀어주기'란 '오디션'과는 대치되는 단어다. 창조오디션 후 이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창조오디션 의미에 흠집이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사족을 붙인다면 '넥스트'니 '오디션'이니 '굿모닝'이니 하는 언어가 주는 느끼함으로,일반인은 무슨 뜻의 사업인지 파악하는데 한참 걸리게 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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