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표정으로 감정 읽는 앱 속속 출시,사생활 침해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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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2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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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의 감정 읽는 앱 출시 기사 동영상[사진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동영상 캡처]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미국의 신생 IT(정보기술)기업들이 얼굴 표정으로 감정을 읽는 앱을 속속 출시하면서 사생활 침해 등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의 이모션트와 어펙티바, 아이리스는 최근 인간의 표정으로 감정을 읽을 수 있는 기업용 앱을 잇따라 출시했다.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시에 본사가 있는 이모션트는 고객들이 제품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탐지하는 기업용 앱을 출시했다. 이모션트는 이 기업용 앱을 혼다자동차 및 프록터앤갬블과 시험 운용 중이다.

어펙티바는 MIT 출신 연구원들이 만든 기업이다. 코카콜라와 유니레버 등의 광고를 고객들에게 노출해 이들이 광고에 반응하는 얼굴 표정을 웹 카메라로 찍고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내놓았다.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에 있는 아이리스는 얼굴 표정으로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연방 수사기관에 판매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용의자 심문 과정에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업들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 만여 명의 얼굴 표정을 카메라로 찍어 이들의 표정에서 기쁨과 분노, 슬픔, 놀람, 공포 등의 내적 감정을 일일이 범주화하고 분석해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이모션트는 다인종 다민족 수백만 명을 마케팅 리서치에 참여시켜 반응하는 얼굴 표정을 방대한 규모로 축적했다. 어펙티바는 80개국에서 240만 명을 대상으로 70억 개에 이르는 감정 반응을 측정했다.

이런 기술들은 수사기관이 범인을 심문하거나 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숙지하고 있는지를 판별할 때, 레스토랑이나 쇼핑몰에서 고객들의 만족 상태를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이런 기술들이 사용되는 과정에서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되거나 오남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들이 개발한 기술에 대해 이런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규제는 현재로선 없는 실정이다.

이모션트나 어펙티바는 “얼굴 표정 사진을 찍은 후 곧바로 이를 삭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제3자가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재축적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축적해도 사람 표정으로 파악된 감정이 실제 감정과 다를 가능성도 있다.

이들 기업이 이런 기술을 개발하는 데 기반이 된 연구를 한 세계적인 비언어 의사소통 전문가이자 ‘얼굴 심리학’의 대가인 폴 에크먼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는 “(축적된) 이 모든 데이터들이 갖고 있는 잠재적인 힘과 이 데이터들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고 사용돼야 할 필요성 사이에서 괴롭다”며 “정부가 개입해 사생활 침해를 막을 수 있도록 규제해야 한다. 최소한 쇼핑몰과 같은 공공장소에서는 고객들에 최소한 자신의 감정선이 읽히고 있다는 것을 공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크먼 박사는 비언어 의사소통과 감정에 대해 연구하면서 얼굴 표정에 따라 감정이 나타나고 얼굴 표정으로 거짓말을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운 심리학자다.

그가 개발한 얼굴 움직임 부호화 시스템(FACS, Facial Action Coding System)은 미국 드라마 '라이 투 미'의 기본 바탕이 됐다. 브래드 피트 주연 영화 '벤저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선 얼굴 지도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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