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넥슨의 경영참여 선언으로 시작된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향후 양사의 관계를 놓고 다양한 전망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해석 또한 분분하다.
29일 관련 업계에 주목받고 있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논란을 둘러싼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넥슨이 경영참여를 빌미로 오는 3월 이사회에서 적대적 M&A를 시도, 엔씨소프트의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이 경우 2대 주주인 김택진 대표가 사실상 경영 일선에 물러나게 되는데, 양사의 이질적인 기업 문화와 엔씨소프트의 견고한 경영진 구성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
두 번째는 김 대표가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 9.98%의 지분을 보유한 김 대표가 넥슨(15.08%)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최소 5.11%(약 112만주)의 추가 지분이 필요하다. 모든 변수를 배제하고, 넥슨의 경영참여 선언 이후 급등했던 28일 종가인 21만7000원으로 계산해도 2430억원이 요구된다.
김 대표가 지난 2012년 6월, 개인지분 14.7%를 넥슨에 매각하며 받은 8045억원을 감안하면 자금력은 충분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지만 넥슨의 추가 지분 인수 가능성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개입, 그리고 최악의 경우 넥슨의 지분 매각 등 예측하기 힘든 변수가 많아 설득력이 높지 않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넥슨이 엔씨소프트 이사회에 참여하는 대신(사외이사 임명) 김 대표의 경영권을 보장하는 시나리오다. 이미 경영참여를 선언한 넥슨과 경영권 분쟁만큼은 피하려는 엔씨소프트 양측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일종의 ‘절충안’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역시 세 번째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다.
HMC 투자증권 황성진 수석연구원은 “적대적 M&A는 다양한 변수가 상존하지만 (넥슨이) 기존 경영진의 위상을 존중하면 분쟁은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전제한 후 “넥슨의 일방적인 경영참여 발표는 일단 불협화음의 전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며 향후 관련 이슈의 진행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의 안재민 연구원 역시 “김택진 대표가 다시 1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경우 기존에 넥슨에 매각한 주당 25만원보다 비싼 가격에 살 가능성이 높다”며 “넥슨이 이사 선임 등으로 경영에 일부만 참여하고 김택진 대표의 경영권이 보장된다면 안정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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