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유력 방송사인 후난(湖南)TV가 ‘헝거게임’으로 유명한 미국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라이온스게이트와 손 잡고 공동 영화제작에 나선다.
중국 후난TV의 홍콩 상장사인 뎬광미디어(電廣傳媒)가 28일 저녁 공시를 통해 라이온스게이트와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해 양사가 향후 3년간 공동 영화제작에 모두 15억 달러(약 1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중국 정취안르바오(證券日報)가 30일 보도했다.
뎬광미디어와 라이온스게이트의 제작비 투자 비율은 1대4로 전광전매가 제작비의 25%를 담당한다. 향후 전광전매 투자규모는 양사 협의에 따라 43%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뎬광미디어는 매년 라이온스게이트에서 제작한 영화 4편의 중국 시장 독점 공급권도 따냈다. 라이온게이트도 뎬광미디어에서 제작한 영화 컨텐츠의 해외시장 배급에 협력하기로 했다.
뎬광미디어 측은 “이번 협력을 통해 콘텐츠 사업의 글로벌화를 모색하고 라이온게이트와 해외 박스오피스 수익을 함께 나누며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 하는 한편 중국 국내 박스오피스 시장 점유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사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영화사업 경험을 쌓는다는 계획이다.
라이온스게이트 역시 뎬광미디어를 통해 중국시장 진출의 발판을 만들었다. 지난해 중국 영화시장은 전년 대비 36.2% 증가한 296억3900만 위안(약 5조21650억 원)을 기록하며 미국에 이은 세계 2대 영화시장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최근 들어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영화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치솟는 영화제작비 부담을 줄이고자 돈 많은 중국 기업과 잇달아 협력하고 있다. 앞서 6월 중국 푸싱(復星)그룹이 할리우드 영화사 '스튜디오에잇' 에 투자해 지분을 매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라이온스게이트도 그 동안 꾸준히 중국측 파트너를 모색해왔다. 최근 영화시장에 뛰어든 알리바바(阿里巴巴) 그룹, 완다(萬達)그룹도 라이온스게이트와 협력에 눈독을 들여왔다. 라이온스게이트가 최종적으로 뎬광미디어를 파트너로 낙점한 것은 전광전매 모그룹인 후난TV가 영향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알리바바·완다 등 기업과 달리 뎬광미디어는 후난성 정부에 속한 후난TV라는 든든한 방송사를 모기업을 배경으로 가지고 있는만큼 투자 리스크가 적다는 것. 게다가 후난TV는 중국 국영방송인 CCTV에 이어 중국인이 두 번째로 많이 보는 채널로,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 있어서 영향력이 강하다.
후난TV는 '차오지뉘성(超級女聲)', '콰이러다번잉(快樂大本營)' 등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을 히트시켰다. 지난 2005년 드라마 ‘대장금’을 중국 내에서 가장 먼저 수입해 방영한 이후 중국판 '아내의유혹', '아빠어디가', '나는가수다' 등 우리나라 컨텐츠도 잇달아 제작 방영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는 향후 라이온게이트가 제작한 영화의 중국 대륙 홍보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1997년 독립영화사로 시작한 라이온스게이트는 영화 헝거게임, 브레이킨던, 익스펜더블 시리즈 등으로 잇달아 대박을 터뜨리며 오늘날 할리우드 7대 영화사로 성장했다. 지난 2014년 영업수익이 26억3000만 달러, 순익이 1억5200만 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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