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청와대와 내각이 휴일인 1일 오전 긴급 회의를 열고 당정청 간 정책 조율 강화를 위해 '정책조정협의회'를 신설키로 한 것은 최근 잇따른 당·정·청 간 정책 엇박자와 무관하지 않은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13월의 세금폭탄’ 연말정산 대란에 민심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자 당정이 부랴부랴 사후 보완책을 마련해야 했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주민세와 자동차세 인상추진 발언과 하루만의 뒤집기에다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백지화 선언에 청와대가 또다시 백지화가 아니라 무기 연기라는 입장을 내놔 혼선을 빚었다. 새해 들어 서민과 중산층의 민생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정책을 두고 혼선이 잇따르면서 정부 내 협업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해 새누리당 일각에서 증세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연 1%대 저금리 수익공유형 주택대출 제도도 이틀 뒤인 29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제동을 거는 등 당정 간 소통 부재도 재연됐다.
이처럼 계속되는 정책 뒤집기 및 뒤늦은 보완책 마련 등으로 인한 국민적 불만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추락으로 나타나자 청와대와 내각은 서둘러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회의 결과 정부 내에 신설되거나 기능을 활성화하기로 한 기존 회의체가 정책조정협의회, 정책점검회의, 국가정책조정회의(총리 주재), 현안점검조정회의(국무조정실장 주재), 총리-부총리 협의체, 사회관계장관회의(사회부총리 주재) 등 무려 6개나 된다는 점에서 자칫 새로운 시도가 '옥상옥'에 그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회의만 하다가 날 샐 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당정청 협력의 획기적 개선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없는데다 기존에 수시로 개최돼 온 당정청 회의와의 차별성도 뚜렷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특히 여당 대표와 국무총리, 청와대 비서실장이 참여하는 고위 당정청 회의는 지난해 10월19일 공무원연금 개혁을 주제로 개최된 이래 지금껏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기존 여권 내부의 총괄적인 정책 조율 기능을 활용하지도 않은 채 새로운 회의체 신설만 남발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예상된다.
'정책조정협의회'(政-靑) 개최 주기에 대해 "수시로 연다"고 방침을 정했지만, 현정택 정책조정 수석은 "한 달에 최소한 두어 번은 만나야 하지 않겠냐"고 말해 정책조정협의회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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