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넘쳐 나는 데 벌써 봄 옷?…'하산'하는 아웃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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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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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작년 이맘 때는 없어서 못 팔았는 데 올해 해비다운 재킷은 아직 절반도 못팔았어요. 제품 생산량을 늘렸는 데 지난해만큼도 못 팔아서 전체 영업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올 겨울 다운재킷 판매 부진으로 아웃도어 업계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예년보다 추울 것이라는 예보만 믿고 다운재킷·패딩 등 겨울 옷 생산량을 늘렸는 데 예상 외로 날씨가 따뜻해 재고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일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아웃도어 겨울 매출의 40%이상은 주로 10~11월에 발생하는 데 올 해는 초겨울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겨울 장사에 큰 낭패를 봤다"며 "신제품 다운 할인판매 시기가 앞당겨지고 아웃렛과 대리점 등에서 재고상품을 큰 폭으로 꺾어 팔면서 업체마다 이익구조가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겨울(지난해 10월~올해 1월 중순) 다운 재킷 판매율은 40%수준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인 60~70%에 훨씬 못 미쳤다. 업체들의 재고자산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A브랜드의 경우 전년대비 68%, B브랜드와 C브랜드도 각각 60%, 30%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자 아웃도어 업체들은 겨울 상품 재고 줄이기에 한창이다. 노스페이스·코오롱스포츠·블랙야크·K2 등은 올 겨울 신제품을 20~40% 할인판매하면서 세일경쟁에 나섰다. 후발주자일수록 세일 폭은 더욱 커져 50~60% 할인하는 곳도 많다.

B브랜드 관계자는 "가격할인으로 이익이 줄더라도 봄 신상품이 출시되기 전에 고가의 해비다운 재고율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며 "2월이 되면 구매를 원하는 잠재적인 소비자들도 버티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대부분 업체가 이달 중 승부를 보려고 재고물량을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빅5 아웃도어 브랜드 성장이 정체되고 가격 출혈 경쟁이 시작되면서 곳곳에서 폐업하는 중소브랜드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스페인 아웃도어 터누아를 운영하던 라페스포츠는 부도를 냈고, 일명 '이병헌 패딩'으로 불리던 아마넥스의 노티카아웃도어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랜드도 버그하우스도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매출보다 재고자산의 증가속도가 몇 배나 높은 것을 보면 위기를 실감할 수 있다"며 "아웃도어에 시장을 빼앗겼던 스포츠, 골프 업체들의 공세가 시작되면서 중소브랜드의 구조정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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