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기가인터넷 희비…“KT 웃고 SKB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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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KT가 제시한 '기가토피아'와 SK텔레콤의 '정보통신기술(ICT) 노믹스'가 기가인터넷 시장에서 희비가 갈리고 있다.

일반 유선 광랜보다 10배 빠른 기가인터넷 출시 5개월 만에 KT는 20만명의 가입자를 목전에 뒀지만 SK브로드밴드는 1만명의 가입자도 못채우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 신임 경영진이 그룹의 전반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주요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기가인터넷 시장에서 발목이 잡히면서 미디어 사업 중심의 성장이 지체되고 있다.

2일 이동통신시장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10월 '올레 기가 인터넷' 출시 후 한 달 남짓 만에 5만명의 가입자를 돌파했고, 12월 16일 10만명의 가입자를 넘어섰다. KT 측은 이달 중으로 20만명의 가입자를 돌파, 순항을 예고했다.

KT는 국내 최대 광코어(61만km 규모)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전체 가입자의 48%가량이 기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경쟁사보다 10배 이상 넓은 기가 인터넷 커버리지를 보유하고 있다"며 "융합형 기가서비스를 발굴해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가 점차 대용량·고품질화됨에 따라 이를 끊김없이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발전이 필수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광랜으로는 초고화질(UHD)급의 TV 영상을 시청할 경우 동시에 다양한 인터넷 단말을 사용하기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초연결사회로 접어들면서 인터넷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액세스망 고도화 준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송속도는 성장과 수익에 매우 중요한 경쟁력"이라며 "전송속도를 높이는 것은 속도가 빨라짐으로써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 가입자당 매출액(ARPU)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SK브로드밴드도 지난해 10월 KT와 같은 시기에 기가인터넷을 내놓았으나 가입자 증가 폭이 미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기가인터넷 가입자를 구체적으로 밝힐 만큼 가입자를 모집하지 못했다"며 "수만 명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늘고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광랜보다 물리적으로 기가인터넷이 10배 빠르나 실제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속도는 다르다"며 "유선보다는 미디어 사업인 IPTV에 초첨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SK브로드밴드가 초고속 인터넷 경쟁에서 밀리자 IPTV로 사업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브로드밴드의 IPTV 사업은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보이나 초고속인터넷 마진 저하가 여전히 문제"라며 "연간 1000억원 영업이익 달성은 올해도 그 가능성은 희박해 보여 KT의 기가인터넷 마케팅 공세를 더욱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로 기가토피아의 미미한 성과 탓에 경쟁사인 KT와 SK브로드밴드보다 기가인터넷 요금을 낮춰 가입자 모집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을 낮춘다고 해서 가입자는 늘지는 않는다"며 "설치할 수 없는 지역이 적지 않은 만큼 전국 단위 커버리지 확보가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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