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號 부딪힌 ‘자판기’ 이완구…인사청문 가시밭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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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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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위한 당 의원총회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새누리당의 새로운 원내사령탑으로 유승민 의원(3선·대구동구을)이 2일 선출되면서 전직 원내대표였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오는 9~10일 예정된 이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그간 청와대로 쏠렸던 당청(黨靑) 관계의 변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원박(원조 박근혜계)로 불리지만 사실상 ‘비박(비박근혜계)’으로 분류되는 유 원내대표가 당을 이끌게 되면서, 향후 당·청 관계의 주도권이 당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후보자의 국무총리 지명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지지율이 추락하는 와중에 단행한 인적쇄신의 신호탄이란 점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서슬 퍼런 인사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인 이완구 후보자는 원내대표 당시, 김무성 대표를 견제하면서도 당청 관계에서 주도권을 행사하지 않으며 ‘균형추’ 역할을 했었다. 때문에 이번 인사청문을 통해 청와대를 향해 제목소리를 내려는 비박계 인사들이 이 후보자를 상대로 각종 의혹을 감싸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한) 여당의 공세 수위는 높지 않겠지만 최근 하나둘 불거지는 의혹에 대해서 같은당 원내대표 출신이라고 해서 덮을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김 대표에 이어 유 원내대표 선출로 인해 청와대도 긴장하겠지만 앞으로 국무위원들도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 원내대표 경선 투표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 현직 국무위원들이 이례적으로 총출동했다. 이들의 깜짝 등장에 대해, 당안팍에서는 '친박계의 이주영 구하기'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론 이완구 총리 후보자도 당 소속 의원으로 한표를 행사할 수 있었지만, 선거 중립성을 위해 김무성 대표와 함께 투표에 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날 이 후보자가 표를 보태지 않으면서 19표차로 당선된 유승민-원유철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은 향후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물론 향후 정책 추진에도 복병이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의 또 다른 의원은 “당장 인사청문회 통과 자체가 어렵지는 않겠지만, 당내 내로라하는 정책통인 유승민 원내사령탑이 들어서면서 청와대 뿐만 아니라 향후 정부 전반의 정책 추진에도 제법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듯 이 후보자는 이날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지금 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지만 잘 준비를 하겠다”면서 “우리 당이 요구하고 선호하는 입장을 정부에 정확히 전달해 집권당으로서의 경륜이나 개혁(의지)이 정부와 함께 잘 조화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차남의 병역기피 의혹을 공개 검증한 이후에도 타워팰리스 다운계약서 및 경기 분당 땅 투기 의혹 등에 시달리고 있다.

애초에는‘자판기’란 별명을 들을 만큼 각종 의혹에 대해 하나 하나 해명했지만, 이 후보자는 부동산 관련 의혹이 집중 제기되자, 일일이 해명하는 대신 청문회에서 답변하겠다며 입을 다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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