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끊이지 않는 보험업계…얌체영업 언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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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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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생명, 지난해 상반기 민원 가장 많아…알릴 의무 위반해 과징금도

[자료=각 사]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지난해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에 대대적인 민원 감축을 권고했지만 보험사들의 '얌체영업'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한화생명이 보험계약자와 새로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바뀐 내용을 비교하지 않는 등 '알릴 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적발, 11억80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한화생명은 2011년 1월 24일부터 2013년 9월 30일까지 보험료를 내지 않아 해지된 보험계약에 대해 비교안내문이 출력되지 않도록 전산을 운영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보험계약 총 8307건에 대해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비교안내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계약에 따른 수입보험료는 210억3300만에 달한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고객이 보험료를 내지 않는 경우에는 해지되지 않도록 최대한 안내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계약자 입장에서도 손해를 적게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생명보험사들이 과거 고금리 상품으로 인한 역마진을 우려해 과거 고정금리 저축성 상품의 해지를 유도하는 고의성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 금리가 떨어지기 전 생보사들의 저축성 보험상품은 5~6%의 금리가 적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평균 2%대로 금리가 낮아진 현재에는 과거 상품을 유지하고 있는 고객이 보험사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보험업계의 민원 감축 목소리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업황이 악화되면서 타 업권에 비해 민원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며 "계약대로 고객을 안내하고 관리할 의무가 있는 데도 이런 기본적인 내용을 위반하는 것은 고객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국내 25개 생보사 중 민원 수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 한화생명의 민원 건수는 3028건이었고, 이어 삼성생명(2742건), 동양생명(2555건), 교보생명(1442건) 순이었다. 한화생명의 민원 중에서는 지급관련 민원이 115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와 함께 생보사들이 사업비를 과도하게 뗀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소비자원에 따르면 사업비 부가수준을 나타내는 종신보험의 보험료지수가 생보사 평균 133.04%인데, 메트라이프생명은 145.77%로 이를 웃돌고 업계에서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업계도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손보사의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중 법원 소송제기 건수는 2013년 501건에서 2014년 3분기 637건으로 27% 증가했으며, 연간으로는 7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기욱 금소연 사무처장은 "보험사의 소송제기 건수가 증가하는 것은 정보와 자금력에서 유리한 보험사가 법원에서 원하는 대로 합의조정을 이끌어 소비자를 압박하기 위해 소송제도를 악용하는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보험소비자가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할 경우 보험사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 금감원 민원건수를 제외시키게 돼 있어 민원평가에 유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에 비해 국내 생보사나 손보사가 여러 악재로 인해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도 보험사는 고객들에게 최대한 보험금 지급을 줄이려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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