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프로게이머에서 대세 방송인으로 거듭난 홍진호. 이제 우리는 '예능인' 홍진호가 아닌 '셰프 보조' 홍진호를 주목할 때다.
올리브TV가 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가양동 CJ E&M 스튜디오에서 '올리브쇼 2015'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MC 김지호와 셰프보조 홍진호를 비롯해 최현석, 오세득, 이찬오, 남성열 셰프가 참석했다.
이날 홍진호는 최현석 셰프를 도와 '냉파스타'를 만들기에 나섰다. 요리 초반 장갑조차 제대로 끼지 못해 "장갑을 잘 끼는 비법이 있느냐"고 물을 정도로 요리에는 문외한이었던 홍진호. 그는 이날 재치있는 예능감으로 주방을 사로잡았다.
삶은 파스타면에 채 썬 무와 명란젓을 버무려 먹는 파스타 요리.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요리 과정이었지만 홍진호는 "올리브 오일은 왜 넣는 거냐. 넣기 전에는 잔치국수 같았다", "명란젓 대신 캐비어는 어떠냐" 등의 '요리 미생'다운 질문으로 웃음을 이끌어냈다. 열심히 파스타 소스를 휘젓다가도 그는 "최 셰프보다 내가 흘린 게 적어 경제적이다"라거나 블루베리를 보고 "이게 올리브죠?"라는 깨알 같은 멘트를 쉴 새 없이 던져 출연진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특히나 시간이 지날수록 최 셰프 옆에서 능숙한 손놀림으로 셰프 보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모습은 '감동' 이상이었다. 홍진호는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요리 프로그램 '올리브쇼'에서 짭쪼롬한 맛을 내는 '소금'이 됐다.
이어진 인터뷰 시간에는 홍진호와 셰프들의 찰떡 호흡을 엿볼 수 있었다.
최 셰프가 "제가 게임을 좋아했기에 홍진호 씨는 예전부터 제게 신이나 다름없었다"면서 "머리가 좋아야 한다는 점에 있어 요리와 게임은 같다. 홍진호 씨는 분명히 좋은 수제자가 될 것"이라고 칭찬하자 홍진호도 "셰프님들의 요리는 어떻게 조리해도 맛있게 만들어져 신기했다. 많이 배우고 싶다"는 말로 답했다.
이어 홍진호가 "이번 '올리브쇼'를 통해 요리를 제대로 배워 여자 게스트에게 근사한 요리를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히자 이번에는 최 세프가 "홍진호 씨가 여자를 대하는 것만 봐도 금세 요리를 습득할 것 같다. 요리는 치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해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요리에 '요'자도 몰랐던 요리 무식자 홍진호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요리 미생'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가 보여준 캐릭터는 과거 '요리'에만 집중했던 과거 요리 프로그램의 포맷을 탈피한 참신한 도전처럼 느껴진다. 최근 요리 프로그램이 왕왕 등장하면서 때 아닌 '요리 풍년' 시대가 왔지만, '올리브쇼'가 종전의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이유는 개성 있는 그의 캐릭터 때문이 아닐까.
집에서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간단한 파스타 요리를 선보이면서도 일반 예능 프로그램 못지않은 웃음을 유발한 그의 능력, 셰프들과 선보일 맛있는 입담.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방영되는 '올리브쇼'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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