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최근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로 석유, 구리, 철강 값이 하락하면서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글로벌 실물경제의 선행지표라는 의미에서 '닥터 코퍼(Dr. Copper)'로 불리는 구리 가격의 폭락은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중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구리 가격의 하락에는 달러화 강세, 글로벌 디플레이션 외에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중국의 구리수요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45%를 차지하는 최대 구리 수입국이나, 지난해 중국의 구리 수입량은 전년대비 7.6% 줄었다. 여기에 중국 구리수요 비중의 절반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으로 중국 구리 수요가 더욱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속속 제기되면서 최근 구리 값은 5년 반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구리 가격의 변동은 구리 생산 업체에 대한 경영압박, 투자 위축 등의 직접적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최고 매출실적을 기록하며 빠르게 몸집을 불려가고 있는 기업이 있다. 중국 최대 '구리' 생산업체 장시동업(江西銅業)이 그 주인공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든든한 지원 △보유자원 및 자금력에서의 우위 △글로벌 경쟁력과 지속적인 성장력 등을 장시동업이 지닌 3대 강점으로 꼽는다.
장시동업은 모기업인 장시동업그룹, 홍콩국제동업투자유한공사, 선전바오헝(深圳寶恒)주식유한공사 등이 공동 설립한 중외합작회사이자 국유지배기업(기업 전체 자본 중 국가 소유 자본의 비율이 높고 실제로 국가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기업)이다.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반영하듯 장시동업은 최근 장시성 국유기업 심화개혁 시범기업 1호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사업투자, 재무관리, 수입쿼터 방면에서 더 많은 자주적 결정권을 확보하게 됐다.
장시동업은 유색금속의 채광·선광·제련·무역의 일체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형 기업으로 전해동(Cathode Copper·음극동), 구리가공품, 금, 은, 희산금속 등 100여종의 품목을 생산한다. 이밖에 해외선물거래 및 수출대행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시동업의 최대 강점은 중국 1위 규모의 구리 보유량이다. 장시동업이 생산하는 구리 규모는 중국 전체 구리 생산량의 15.5%를 차지하며, 지난해에만 전해동 128만900t을 생산했다. 또 현재 보유하고 있는 광산에 매장된 구리량을 모두 합하면 1900만t에 달한다. 이는 중국 전체 구리 광산 매장량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비정련 황금과 은 생산량에 있어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여기에 현재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자산 또한 장시동업에 경쟁력을 더해주고 있다. 중국 최대 노천동광인 더싱동광(德興銅鑛), 융핑동광(永平銅鑛), 우샨동광(武山銅鑛), 댜오촨동광(刁泉銅鑛) 등 대형 구리 광산을 비롯해 최대 구리제련소인 구이시(貴溪)제련소, 구리 가공 공장인 장시동업동재유한회사, 장시동업동합금유한회사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장시동업은 1997년 설립과 함께 홍콩과 런던증권거래소 동시 상장에 성공, 중국 광업주 최초 해외자본시장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02년에는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국내 본토와 해외의 두 가지 자금조달 채널 구축에 성공했다.
이밖에도 장시동업은 일찌감치 글로벌 생산 장비와 기술을 도입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춰왔다. 장시동업이 생산하고 있는 고순도 전해동은 2004년 중국명품제품(中國名牌產品)으로 선정됐으며, 구이예(貴冶)와 장퉁(江銅) 두 가지 브랜드로 런던금속거래소(LME) A급 상품에 등록됐다. 장시동업 생산 제품이 국제적 수준에 부합함을 입증한 셈이다. 이들 제품은 미국, 일본, 유럽, 동남아시아 등 30여개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
매년 높은 매출액을 기록해온 장시동업은 지난해 2078억5000만 위안의 매출액을 달성, 사상 최초로 2000억 위안(약 35조4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시가총액은 608억4000만 위안에 달한다.
이와 함께 지난해 미국의 경제잡지 포춘이 선정하는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서 전년대비 33단계나 상승한 381위를 기록했다.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2000대 기업 중 892위를, 광업기업 중에서는 1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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