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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 올림포스산 정기 받아 우승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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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4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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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 해발 2340m, 터키 올림포스산 정상은 눈밭이었다. 높은 산이라 잠깐 걸음을 옮겨도 숨을 쉬기가 쉽지 않았다. 매서운 눈바람은 쉴 새 없이 몰아쳤다.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지난달 31일 눈덮인 ‘신(神)의 산’에 올랐다. 한국 축구가 호주와 아시안컵 결승을 벌이는 시각이었다. 터키 안탈리아에서 전지훈련중인 제주 선수들은 휴식일을 맞아 2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케메르시로 갔다. 터키 올림포스산에서 우승의 정기를 받기 위해서였다.

신들이 살았다는 올림포스산은 그리스 말고 터키에도 있었다. 이 지역에는 올림포스라는 마을도 있고 같은 이름의 산도 있는데, 지역민들은 자신들이 ‘신화의 원조’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제주는 전지훈련지 인근에 ‘신들의 산’이 있다는 소식에 영험한 기운을 얻기 위해 올림포스산을 찾았다. 선수들은 연고지 제주의 한라산보다 높은 2340m의 정상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탔다. 겨울에도 15℃ 안팎으로 따뜻한 지역인데 케이블카로 10여분을 올라가니 눈발이 보이기 시작했다. 20여분 뒤 정상에 다다랐을 땐 눈보라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심한 눈보라가 치는 산 정상에서는 제대로 서 있기도 쉽지 않았다. 조금만 움직여도 호흡이 가빠졌다. 그러나 제주 선수단은 악조건의 기후에도 모두 함께 모여 의기투합했다. 2015년 우승이라는 큰 꿈을 그리며 다 함께 마음을 모아 함성을 질렀다. 장석수 대표이사와 조성환 감독이 선창하면 선수단도 따라서 “싸우자, 이기자”를 외치며 기백을 뽐냈다.

지난 시즌 3위 안에 들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내겠다는 목표를 내건 제주는 5위로 시즌을 마쳤다. 아쉬움이 컸던 시즌 뒤 박경훈 감독이 물러나고 2군을 지휘하던 조성환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코치진도 40대 초반으로 전면 물갈이했다. 제주는 젊은 코칭스태프의 열정과 선수단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올시즌 새로운 돌풍을 꿈꾼다. 올시즌 주장으로 선임된 수비수 오반석은 감독·코치님께서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선수들도 마음을 다잡고 있어 팀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조성환 감독은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높은 꿈을 꾸겠다”며 우승 도전을 선언했다. 올림포스산을 내려오는 제주 선수들의 얼굴에는 할 수 있다는 굳은 결의와 희망의 미소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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