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장에 임명된후 2번의 기자 간담회를 미루다 3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한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단장겸 예술감독은 화려한 몸짓을 보였다.
검은 원피스 정장에 하얀 실크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등장했다. 눈망울만한 진주목걸이를 착용해 기자들과의 만남에 신경을 쓴 듯했다.
곧바로 국립오페라단의 '2015년 사업' 발표를 장황하게 이어갔다. "평생을 예술인으로 살았기 때문에 pt를 하는건 처음이다. 미흡한 점은 너그러이 이해를 해달라"라며 국립오페라단의 추진전략을 양손을 활짝 펼치는등 다양 손짓을 보이며 설명했다.
기자들은 참을성있게 기다렸다. 이날 기자들이 대거 이 자리에 온 이유는 다른데 있다. 한예진 단장은 지난달 30일 검찰에 고발됐고, 한국오페라비대위는 "문체부에 한단장을 임명철회"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간담회가 열리는 식당바깥에서는 비대위위원들이 참석, 한 단장을 지켜보고 있었다.
PT설명이 20여분이 지나자 "숨고르기를 하자"며 잠시 말을 멈췄다. 하지만 30초도 지나지 않아 사업방향을 계속 이어갔다. 시계는 12시 정각을 가리키고 있지만 한 단장은 멈추지 않았다. 마치 오페라수업하듯 국립오페라단 운영방향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듯 이어갔다.
기자들의 질문을 차단하려고 작정한 듯했다. "오페라 후원회와 관련 한국은 열악하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그는 "오페라는 그냥 보기만 하는게 아니라 총체적인 문화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오페라를 보러 가기위해서 옷을입고,인터미션등 모든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면서 그 모든 상황등이 오페라 문화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12시 5분. 간담회가 시작한지 35분 지나 사업설명회는 끝났다.
발표를 마친 한 단장은 "제 스타일은 많이 접촉하고 많은 듣는 캐릭터인데 저도 그 시간이 안타깝고, 해명하고도 싶었다"며 "이제 간담회를 마쳤으니 많은 소통을 하겠다. 열려있으니 언제든지 오라"고 했다."문제점, 궁금점 있으면 오십시요. 차한잔 사면서 제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단장이 앞에 있는데 다시 보러 갈 기자들은 아니다.곧바로 기자들의 질문이 시작됐다.
-문체부 내부 추천받아서 복수 추천으로 장관이 임명했다고 들었다. 누가 추천했나. 오페라를 제작해본적이 있냐는 물음이 터졌다.
한 감독은 "추천과정은 인선의 대상이지 추천인에 해당하기때문에 알수가 없다. 또 오페라를 제작해본적은 없지만 제작해보려고 한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단장은 이날 "지켜봐달라"를 말을 수없이 되풀이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퇴하라"는 오페라비대위가 구성됐다. 입장을 말해달라.
"섭섭한점도 있고 억울한점도 있다. 갓 태어난 아이인데, 지켜봐주지않고 평가를 하는데 유감스럽다. 어리다. 경험이 없다고 한다. 한국정서가 그렇다. 반대로 외국의 예는 젊다. 열정있게, 새로운 시각으로 신선하다는 말과 일맥 상통하게 본다. 한국정서상 그렇게 보는 부분에 대해서 더 열심히 정신을 바짝 차려서 일 할 것이다. 일단 소통이 중요하다고 본다. 완벽한 경력, 경험으로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로선생님들을 중심으로 전단장님들과 긴밀하게 만나뵙고 말씀을 나누어서 도움을 구할 생각이다."
-상명대 특임교수, 경력 오기 문제는?
"특임 교수건은 울수도 웃을수도 없는 실수다. 문화부내에 오류가 있었던 것은 맞다. 제가 경력을 위조하고 부풀리고 했었다면, 의도적인 방향이 없는 오기다. 평생교육원에서 객원교수로 임명받았다. 강남서 강북까지 사람들이 와서 들었다. 성과가 있었다. 공연을 많이하다보니 추천이 되어 특임교수가 됐다."
-제작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좋은 작품을 만들것인가.
"지켜봐달라. 지켜보면서 평가를 해달라. 원로분들을 많이 만나뵙고 방향성에 대해 조언 구하겠다. 또 세계 10대들의 극장들의 벤칭마킹을 하겠다. 한국의 실정에 맞춰서 10초대서 9초대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극장의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경력, 경험 이런부분에서 말씀이 많은 것은(웃음), 이전에도 국립오페라단 기관장으로서 경력을 갖추신분이 몇 안계셨던걸로 안다. 비슷한 조건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젊고 어린게 단점일수 있지만 장점으로 열정으로 승화하겠다. 지켜봐달라."
-경력을 갖춘사람이 몇 안된다. 위험한 발언을 했다. 그 말은 무슨뜻인가.
-그 뜻이 아니었다. 경력이 없다 그런 얘기가 아니다. 국립오페라단장을 해본사람이 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뜻으로 말했다.
-털고가야할 문제가 있다. 국내에서 어느대학을 나왔나.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동했다는데 어떤무대에서 공연을 했나.
"저는 세계적인 사람은 아니다. 한국에서 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아, 어떤 질문을 하셨죠?.. 제가 긴장을 해서... 아, 학교. 오해하지말고 확대해석말라. 대전의 충남대학교 성악과를 4개월정도 다니고 바로 유학을 갔다. 밀라노에서 졸업후 어떤 무대에서 활동했나.(헛기침). 카스텔란짜등(모르실거에요.) 작은 무대에서 솔리트스로 활동을 했다."
-국립오페라단이 캐스팅이 편향되어 있다?
"말하자면 잘하셨던 부분은 잘했으니까 O.K. 지역에도 숨어있는 캐스팅이 있다. 학연이나 지연에 묻혀 있는 신진배우를 발굴하겠다.
-검찰에 고발됐다. 심정은 어떤가.
"아하~(한숨). 그날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억울하고 속상하다. 단순하게 오기로 시작해서 직원과 미스커뮤니케이션으로 불거졌는데요. 경력부풀리기 제게 실익이 전혀없다. 앞으로 확대해석이나 비방은 없었으면 좋겠다. 검찰에서 조사하면 다 밝혀질것이라 본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사회자는 시간이 많이 지나서 두세명만 질의응답을 받겠다며 제지했다.)
-이력서 제출 오기문제, 어떻게 발생됐나. 경력증명서를 냈나.
-아무튼간에 그것을 부풀려서 냈거나 이런 부분은 아니다. 2003년엔 한국에 있지도 않았다. 부풀리기 의미도 없다. 1,2년이 부풀려지는 것또한 저한테 실익이 없다. 특임교수는 정교수 부교수가 아니고 시간강사이기때문에…."
갑자기 "왜 못들어가게 하냐"는 큰소리가 났다. 기자회견장 문밖에서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왜 못들어가게하냐, 왜 막냐는 실랑이가 벌어졌다.
큰소리가 나고 떠들썩한 회견마무리에서 한예진 단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러날 뜻이 없다"면서 "의도된바가 전혀없기 때문에 지켜봐주셨으면한다"고 애원하듯 말했다.
12시33분 한단장의 발표는 끝이났고, 문이 열리자 한국오페라비대위의 강력한 항의가 시작됐다. 어떻게 인사가 됐는 왜 못밝히느냐, 왜 한예진이 단장이 됐는지 물어보라며 비대위의 큰소리가 이어졌고 카메라는 그들에게 모두 총처럼 겨눠졌다. 한마디로 난장판이 됐다. 한예진 단장은 쏜살같이 사라진후였다.(기자회견장에는 앞문과 옆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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