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 인상안 놓고 지상파-유료방송 업계, 또다시 ‘치킨게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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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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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복되는 ‘쩐의 전쟁’…결국 피해는 소비자가 떠안아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주문형비디오(VOD) 가격 인상을 둘러싼 지상파 방송사와 IPTV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업계 간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갈등의 발단은 최근 지상파 방송3사가 IPTV와 케이블TV에 공문을 보내 고화질(HD) 콘텐츠는 1000원에서 1500원으로, 표준해상도(SD) 콘텐츠는 700원에서 1000원으로 각각 가격을 올리겠다고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3일 현재까지 유료방송 업계는 지상파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상파 콘텐츠 재송신 계약기간이 만료된 IPTV 사업자들은 사후정산합의서를 통해 기존 가격대로 미지급분을 정산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지상파 방송사 역시도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일부 지상파 방송사는 VOD 공급 중단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VOD 공급이 중단되면 이른바 ‘블랙아웃’(송출중단)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지상파는 국민적 관심행사의 방송 재송신 대가도 반영해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 등을 앞두고 블랙아웃 위기를 맞기도 했다. 브라질월드컵 당시 모바일 IPTV에서는 실제로 블랙아웃이 발생했다.

2012년에도 지상파 방송3사와 종합유선방송 사업자는 재송신 대가를 놓고 대립한 끝에 800만명의 케이블TV 가입자가 이틀에 걸쳐 KBS2 TV를 보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결국 정부가 중재를 나서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그동안 반복되는 지상파와 유료방송 사업자 간의 분쟁에서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유는 뚜렷한 법적 명분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방통위는 지난해 11월 △직권조정 △재정제도 △방송 유지 및 재개 명령권 등 방송분쟁 해결 제도를 담은 방송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한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3년여 만에 블랙아웃 사태와 같은 시청권 침해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법 제도가 마련됐지만 현재까지 작동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면서 “재송신 대가 산정 기준 및 협의체 선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떤 식으로든 늦어도 구정 전까지는 결론이 날 것”이라며 “갈등이 장기화 되면 업체도 업체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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