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세간에 알려진 골프금지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골프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국무회의에 앞서 각 부처 장관들과 티타임을 하던 중 오는 10월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는 프레지던츠컵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프레지던츠컵은) 골프 대회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이고 아시아에선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데 제가 거기 명예회장으로 있다"며 "큰 대회도 앞두고 있는데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 이런 것이 대회를 성공시키는 것이니까 한번 골프 활성화에 대해서도 방안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그런 메시지가 중요한 것 같다. 정부에서 마치 골프를 못 치게 하는 것처럼…"이라며 공직사회에 골프금지령이 내려져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자 "그건 아닌데"라고 부인한 뒤 "잔뜩 마음의 부담을 가지시는데 모든 게 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골프금지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공직사회 골프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수차례 밝혀왔고, 이는 '골프금지령'으로 받아들여졌다.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던 지난 2013년 3월 초 현역 장성들이 군전용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이 드러나자 박 대통령은 "안보가 위중한 시기에 현역 군인들이 주말에 골프를 치는 일이 있었다. 특별히 주의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질책했다.
같은 해 6월 국무회의에선 이경재 전 방통위원장으로부터 "이제 골프를 좀 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또 2013년 7월 청와대 수석들과 환담자리에선 "접대골프가 아니면 휴일에 골프를 칠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고서 "골프를 쳐라 말라 한 적이 없다. 그런데 바쁘셔서 그럴 시간이 있겠어요"라고 말해 사실상의 골프금지령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이날 공개적으로 골프 활성화를 언급함에 따라 공직사회에 내려진 골프금지령도 해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도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방침에 반가움을 표시했고, 골프의 경제적 효과 등을 언급하면서 대통령 발언을 거들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국내에서 골프와 관련해 특별소비세, 개별소비세(가 붙고), 말씀하신 대로 너무 침체돼 있어 해외에 가서 사실은 많이 하지 않느냐"고 말했고, 김 문체장관도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돼 가지고…"라고 맞장구를 쳤다.
또한 정홍원 국무총리는 "문체부 장관부터 치기 시작하시죠"라고 제안했다.
이에 박 대통령이 "그런 것을 솔선수범하라고 하면 기쁘세요"라고 농담조로 되물어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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