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일본인 희생자 고토 겐지 씨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고토 씨가 생전에 SNS에 남긴 트위터 글에 대한 리트윗 열풍과 함께 그가 펴낸 4권의 저서가 재조명 받으면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눈을 감고 꾹 참는다. 화가 나면 고함지르는 것으로 끝. 그것은 기도에 가깝다. 증오는 사람의 일이 아니며 심판은 신의 영역. 그렇게 가르쳐 준 것은 아랍의 형제들이었다."
고토 씨가 2010년 9월7일에 남긴 트윗은 3만 차례 가까이 리트윗 됐다. 피살 소식이 전해진 1일 이후 네티즌들은 인내와 평화를 언급한 고토 씨의 생전 목소리를 계속 공유하면서 추모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remember kenji(겐지를 기억하자)’ ‘RIP(Rest in peace·명복을 빕니다)’ ‘iamkenji(나는 겐지다)’등의 해시태그(#)를 붙여 고인의 사진과 어록을 퍼 나르고 있다.
고토 씨가 생전에 펴낸 저서가 재조명 받으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교도통신은 고토 씨의 저서 4권에 대한 주문이 서점들로부터 쇄도하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고토 씨의 저서를 출판한 관계자는 “고토 씨가 정말 전하고 싶었던 것을 어린이들이 계속 읽을 수 있도록 출판을 계속하는 것이 사명"이라며 고토씨 저서 증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토 씨의 저서는 아프리카 소년병의 이야기를 담은 '다이아몬드보다 평화가 좋아요',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소녀의 이야기인 '에이즈 마을에 태어나', 내전 속에 살아가는 가족을 그린 '르완다의 기도', 아프가니스탄의 소녀가 주인공인 '만약 학교에 갈 수 있다면' 등 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활동해 온 고토 씨는 소형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인권, 평화 등을 테마로 중동, 북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지역을 중심으로 취재 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그는 분쟁지역에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살아가거나 소년병이 되길 강요당한 아이들의 삶을 저술과 강연으로 알리는 데 힘써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요르단 수도 암만에 위치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요르단 시민 100명이 모여 고토 씨에 대한 추모 촛불집회를 열었다고 4일 보도했다.
집회에 참가한 요르단 시민들은 “테러와 극단주의를 거부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고토 씨를 추모하고 “우리는 언제나 일본과 함께 있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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