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맏형 이재오 “이제 회의 불참해도 될듯”…좌중 폭소

"당이 靑 말 들어서 모두 어려워져…김무성·유승민 잘 꿰뚫고 있어"

아주경제 석유선= 새누리당 비주류의 맏형 격인 이재오 의원이 4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 참석, 김무성·유승민 '비주류 투톱'의 등장으로 당분간 자신이 나서서 '쓴소리'를 할 필요가 없겠다는 취지로 "중진회의에 참석할 필요가 없겠다"고 발언했다. 이에 회의 참석자들은 폭소를 터트렸다.

이 의원은 매주 수요일 열리는 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 중진 자격으로 참석,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고언'을 쏟아내 왔다.

이재오 의원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처음으로 함께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당도 국민의 말을 듣기보다 청와대의 말을 너무 들어서 오히려 청와대도 어려워지고 당도 어려워지지 않았느냐"면서 "그것을 바로잡을 기회가 왔고 우리 당 대표님이나 새로 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도 그 점을 잘 꿰뚫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비주류의 맏형 격인 이재오 의원은 4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 참석, 김무성·유승민 '비주류' 투톱 체제 등장을 환영하는 취지로 "더 이상 중진회의에 참석할 필요가 없겠다"고 발언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이 의원은 그러면서 "이제 앞으로 중진회의에서 내가 할 말은 별로 없을 듯하다. 참석을 안 해도 될 듯하다"고 농담조로 말했다. 

이에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 회의 참석자들은 일제히 큰 웃음을 터뜨렸다.

또한 이재오 의원은 김무성 대표가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며 복지 합리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데 대해서도 "잘 지적했다"고 공감했다.

이어 "담뱃세를 느닷없이 올려 2조~3조원 더 거둬들이고 연말정산으로 2조~3조원 걷어서 5조~6조원 더 걷었으면 그게 증세이지, 서민들이 정치에 후원금 준 것이냐"면서 "그것을 인정하고 복지 부분을 다시 손대든지 해야지, 서민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서 정부로 들어가는데 '우리는 증세한 적 없다'고 말하니 나라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맹자를 보면 '오십구비(五十九非)'라는 말이 있다. 60세가 돼서 보니 59세까지 사는 게 다 잘못 살았다. 그래서 60세부터 다시 살아야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당의 혁신과 변화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