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대우건설이 위례신도시에서 자체사업으로 공급하는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가 분양가 심의 문제로 공급 일정조차 못잡고 있다. 대우건설이 신청한 분양가와 성남시 분양가심의위원회가 요구하는 분양가가 3.3㎡당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데, 수개월째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양측은 결국 분양가 심의 문제를 국토교통부로 넘긴 상황이다. 건설업체와 지자체간의 분양가 줄다리기가 합의점을 못찾아 국토부가 타당성 검토에 나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여서 결론이 어떻게 나올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와 성남시, 대우건설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경기 성남시 분양가심의위원회는 지난해 말 국토부에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 분양가의 타당성에 대한 유권해석을 신청했다.
국토부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분양가 산정방식과 관련한 유권해석 신청은 업계에서 이례적인 일"이라며 "지난 한 달간 법제처에서 진행한 법률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검토 후 가능한 빨리 결과를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과 성남시 분양가심의위원회의 마찰은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우건설은 위례신도시의 입지 등을 고려해 3.3㎡당 분양가를 1780만원에책정, 분양승인을 신청했다. 당초 지난해 12월 '위례 아트리버 푸르지오'와 공동 분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성남시 분양가심의위원회가 3.3㎡당 분양가를 1600만원 대로 낮출 것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대우건설은 앞서 지난해 10월 분양된 '위례자이'의 분양가가 3.3㎡당 1779만원이란 점 등을 고려할 때 책정 분양가가 무리한 수준이 아니란 입장이다. 결국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정부에 유권해석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분양일정은 올해 3월로 잠정 연기된 이후 또 한 차례 미뤄지게 됐다.
성남시는 심의위 결정에 시가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 주택과 관계자는 "분양가심의위원회는 민간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시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며 "정부의 유권해석 결과가 나와야 합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시 분양가심의위원회는 교수와 시의원, 감정평가사 등 민간·공공 출신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다. 보통 80% 이상 출석해 만장일치로 통과 여부를 결정한다. 위원 중 한 사람만 강력하게 반대해도 사실상 분양가 심의를 통과할 수 없는 셈이다. 한 건설 전문가는 "심의위원 중 누군가가 반대하면 결국 분양승인을 위한 다음 절차를 진행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입장에선 심의위 요구대로 분양가를 낮출 경우 수 백억원의 수익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분양가 심의가 늦어지면서 대출 등에 따른 막대한 금융비용이 소요되는 데다 자칫 적절한 타이밍을 놓칠 수 있어 마냥 기다릴 수 만도 없는 상황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유권해석 결과가 불리할 경우 설계 변경 등으로 다시 분양 일정을 미룰 수 밖에 없다" 며 "원만하게 합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는 위례신도시 C2-4·5·6블록에 들어서는 지하 2층~지상 20층, 13개동, 63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다. 위례신도시 내 민간분양 아파트에서 보기 드문 전용면적 83㎡의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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