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의 ‘도핑 테스트 양성 반응’ 사태, 누구의 잘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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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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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요즘 ‘마린 보이’ 박태환(26)의 처지가 말이 아니다. 지난해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비록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그가 금지 약물 투약 파문으로 선수 생활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지난해 9월 3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받은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해 7월쯤 국내 T병원에서 맞은 네비도(NEBIDO) 주사가 문제가 된 것인데, 지난달 26일 한 매체의 보도로 대중에게 알려졌다. 이후 검찰은 “박태환이 작년 7월 말쯤 T병원에서 ‘네비도’ 주사제를 맞았고, 그 안에 테스토스테론이란 금지약물이 함유돼 있었다”고 지난달 27일 공식 발표했다.

박태환의 이번 도핑 파동으로 주목 받고 있는 네비도는 독일계 제약사 바이엘이 제조하는 약품으로 대표적인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주사다. 네비도는 근육을 강화해 순간적으로 힘을 내게 하는 효과를 주지만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금지약물로 지정돼 있다.

박태환은 이번 약물 파동과 관련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주사를 맞기 전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T병원 원장 김모 씨에게 주사 성분에 대해 수차례 의뢰했고 ‘문제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이다. 최근 한 매체가 입수한 박태환과 김 원장의 대화 녹취록을 들어봐도 박태환의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10월 말쯤 녹음된 해당 파일에서 박태환은 FINA로부터 금지 약물 양성 판정 결과를 받은 후 김 원장을 직접 찾아가 “이게 무슨 일이냐. 문제가 없는 주사약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라며 강하게 따지고 있다.

하지만 네비도 주사에 도핑 테스트 금지 약물 성분이 포함된 것을 몰랐다는 김 원장의 주장도 납득할 만하다. 이번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판정을 받기 전이었던 2013년에도 김 원장은 박태환에게 네비도 주사를 투약한 적이 있지만 2014년 초에 실시된 도핑 테스트에서 박태환은 양성 판정을 받지 않았다. “도핑 테스트에서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지난해 7월 네비도 주사를 한 차례 더 투약했다”는 김 원장의 발언도 설득력이 있는 셈이다.

결국 박태환과 김 원장 모두 네비도 주사에 도핑 테스트에서 문제가 될 만한 성분이 들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검찰도 김 원장이 박태환에게 투약한 네비도 주사가 도핑테스트에서 문제가 될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상해가 아닌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환은 오는 27일 스위스 로잔의 국제수영연맹 본부에서 열리는 청문회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징계가 확정되면 지난해 9월 3일 이후 박태환이 출전했던 모든 대회에서의 기록과 메달은 없어진다. 또한, 박태환과 함께 계영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던 선수들도 메달을 박탈당할 것으로 알려져 박태환의 입장이 더욱 난처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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