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날 부동산에도 벌거벗은 힘이 필요한 시기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언제 거품이 빠져 하락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전세로 살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불패신화는 더 이상 없다. 일본의 돌아오지 않는 20년은 우리나라도 피해갈 수 없다’는 다양한 이론들이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희망을 갖자고 하기보다는 우리나라보다 땅덩어리도 작고 자원도 척박한 나라를 매력적인 도시국가로 만든 싱가포르의 사례를 통해 벌거벗은 힘을 키울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볼까 한다.
전체 면적(710㎢)이 서울(605㎢)의 1.2배 정도인 싱가포르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그야말로 ‘지구위의 작은 점’에 불과한 도시국가다. 전형적인 열대기후에 무덥고 습하며 툭하면 스콜이 일어나는 지역이다. 인구 530만명에 다민족 국가로 구성됐다. 주민의 82%가 우리나라의 토지주택공사격인 HDB가 건설한 공동주택에 거주한다. 유입 관광객은 연 1000만명 이상이고 1인당 국민소득 5만6000 달러로 세계 열째다. 우리나라보다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그다지 들지 않는 작은 나라에서 어떻게 WEF가 발표한 국가 경쟁력 지수가 세계 2위가 될 수 있었을까.
싱가포르 도시의 큰 특징은 자연발생적으로 생겨진 모습이 아닌 인공적으로 조성한 테마도시라는 것이다. 하나하나의 건물들은 똑같이 지을 수 없으며 모두 다른 얼굴로 건물을 지어야하는 법규를 통해 개발·조성된다. 역사가 짧아 자연·문화적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옛것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것에 힘쓴다. 성공 사례로 19세기까지 부두와 창고로 이용됐던 선창 클라크 키가 있다. 100년이 넘은 건물을 보존시키고 밤에는 경관이 바뀌는 거리로 리모델링해 늦은 밤까지도 도심 속 강변을 따라 노천상권을 활성화시켜 24시간 깨어있는 도시로 만들어 관광객이라면 꼭 들리는 코스가 됐다.

싱가포르 클라크 키 야경.[사진=장은아 대표]
세상에 없는 건물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싱가포르 국가의 지원을 받은 건물로 유명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쌍용건설이 지어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싱가포르는 관광객에게 항상 재미있고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해 부지런한 곳이며 원칙과 신뢰의 사회자본이 세계 최고수준인 지역이다. 국민이 절대적으로 정부를 믿고 따르고 정부역량이 대단하다.
말레이시아·아랍·인도·중국 등 ‘날’ 문화와 개성을 존중하고 융합해 새로운 역사를 만든 곳으로 세계인에게 그들의 힘을 보여줬다.
‘돌아오지 않는 20년’의 일본을 따라갈 것이라는 불안한 예견만을 할 것이 아니라 내세울 것 없는 환경을 극복하고 그들만의 벌거벗은 힘을 만든 싱가포르에 관심을 기울여 거품이 빠지지 않는 도시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리나베이샌즈 수영장에서 바라본 싱가포르 스카이라인.[사진=장은아 대표]
아티스틱 디벨로퍼 장은아 원더피엠 대표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