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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박지원’ 룰 전쟁에 ‘이인영 사표’ 논란까지…비판적 지지 망령 되살아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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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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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당 대표 후보가 지난달 28일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2·8 전국대의원대회(전대)가 정쟁 경선으로 흐르고 있다.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의 여론조사 룰 최종 결정에도 불구하고 4일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의 네거티브 선거전이 끝도 없이 펼쳐진 데다 급기야 ‘특정 후보(이인영) 사표(死票)론’까지 제기됐다. 

가뜩이나 제1야당의 지도부 경선이 정책도 전략도 이슈도 없는 ‘3무(三無)’ 선거로 전락한 상황에서 범야권의 오랜 고질병인 ‘사표론’까지 덧붙여지면서 혁신 경쟁은 간데없어진 모양새다.

민주진보 진영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문 후보가 출격했음에도 2·8 전대가 흥행에 실패함에 따라 컨벤션효과(정치적 이벤트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는 없을 전망이다. 

◆文·朴, 여론조사 룰 변경 ‘진실공방’…연일 충돌

네거티브 공방전의 테이프는 문 후보와 박 후보가 끊었다. 이들은 이날 일반 국민(15%)과 일반 당원(10%)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 없음’의 유효투표 산정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 대표 후보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먼저 문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친노그룹에 의한 룰 변경 시도 논란과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 뒤 “‘지지후보 없음’을 여론조사를 환산할 때 합산하지 않는 것은 지난번 전당대회 때, 또 지난번 지방선거 때도 했던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친노 수장 의혹에 대해서도 “친노에 가두고 공격하는 프레임”이라고 날을 세웠다.

문 후보는 거듭 “우리 당 선관위가 (‘지지후보 없음’을) 합산하는 것으로 해석을 잘못했다가 그것이 잘못된 해석이라는 것이 지적이 되니까 전당대회준비위에서 해석을 바로잡은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당 지도부 경선이 네거티브전으로 전개되는 것과 관련해선 “이번 전대가 정말 국민들께 다시 새로운 희망을 드리는 장이 돼야 하는데, 욕심만큼 쉽지 않은 것은 아쉽다”면서도 “근래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당 지지율이 많이 오르고 있지 않으냐.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우리 당 지지도가 더 크게 뛰어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전대 최대 변수인 호남 공략에 나선 박 후보는 같은 날 광주시의회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여론조사 룰 변경 논란과 관련해 “당혹스럽다. 상식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문 후보를 맹비난했다.

박 후보는 “이 룰은 지난해 12월 29일 제정했는데, 마치 박지원이 조작한 것처럼 문 후보가 말씀하시는 것은 문재인답지 못한 것”이라며 “노무현 정신을 이어받는다는 분들은 절대 이런 일을 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꼭 그렇게까지 해서 당 대표와 대통령 후보가 되면 과연 우리의 목표인 정권교체에 성공할 수 있겠느냐”며 “노무현 대통령 정신을 훼손시키는 이분들은 친노세력이 아니라 일부 친문(친문재인) 세력”이라고 십자포화를 날렸다.

◆李 측 “이인영 찍으면 이인영이 된다”…사표론 차단 주력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각 캠프 내부 여론조사 결과 문 후보와 박 후보가 초박빙 구도를 보이자 각 지역정가에는 ‘이인영 사표론’이 파다하게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당 대표 후보 [사진=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 후보 측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이인영 사표론’의 골자는 이 후보 지지표는 ‘죽은 표’라는 것이다. 이는 독재정권 시절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지지와 궤를 같이한다.

실제 박정희 정권 시절부터 민주재야세력은 DJ 당선을 위해 총결집을 외쳤고, 이는 진보진영의 오랜 숙원인 진보정당의 독자적 생존을 일거에 막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독재 투쟁이 일상화된 한국 정치에서 진보정당의 원내진입이 2004년에나 이뤄진 까닭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사표론은 비판적 지지의 ‘부정적 유산’이라는 점에서 승자독식의 후진적인 한국 정치문화의 단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후보 측 장진영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문재인·박지원 후보를 겨냥, “서로를 어디까지 끌고 내려갈 것인지, 그 끝이 어디인지 묻고 싶다”며 “이인영 찍으면 사표 된다? 이인영 찍으면 이인영이 된다”고 사표론을 일축했다.

장 대변인은 “전대 과정에서 보여준 문재인·박지원 후보의 모습은 긍정적인 모습보다 부정적인 모습이 많다”며 “계파 수장과 지역 맹주로는 분열과 갈등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것을 두 후보께서 몸소 증명해 주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민생으로 무장한 이인영 후보는 전국을 돌며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당원과 대의원, 국민 여러분의 열망을 확인했다”며 “이인영 찍으면 이인영이 된다. 이번 전당대회를 지켜보며 실망한 당원과 국민들의 우려가 이인영을 선택함으로써 희망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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