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는 단기적으로 코스피가 1930~198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6일까지 한 주 동안 코스피는 등락을 반복한 끝에 1949.26에서 1955.52로 0.1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유가가 반등하고 있지만, 그리스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각국 경기부양 움직임에 맞춰 우리도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반짝 강세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긴 설 연휴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될 수 있는 가운데 외국인 매도세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약 1조11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서는 2, 4일 각각 39억원, 2255억원어치를 샀지만, 나머지 3거래일 동안에는 줄곧 매도우위를 보였다. 개인만 한 주 동안 약 26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을 뿐 기관도 2200억원어치를 팔았다.
유로존 경기지표가 개선되고, 유가도 반등하고 있지만 우리 증시로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글로벌 유동성을 끌어들이기에는 기업 실적(2014년 4분기)이 좋지 않았다.
경기가 단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신호도 보이지 않는다. 기업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는 한 증시가 오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17일에는 금리인상 여부를 정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18일부터는 설 연휴가 시작된다. 증권사마다 눈치보기 장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는 이유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기상승을 이끌 힘이 부족하고, 자동차를 비롯한 업종대표주 실적도 부진했다"며 "외국인에게 우리 증시는 매력적인 시장이 못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코스닥주나 중소형주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1월 랠리가 코스닥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은 올해 들어서만 11% 넘게 뛰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외국인 매도세가 다소 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1월에만 1조원어치 이상을 팔았지만, 이달 들어서는 하루 평균 매도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경우에도 증시에 호재인 것은 분명하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있고,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가 워낙 커 한은만 금리동결을 고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추세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지 않고, 국내주식형펀드로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 않다"며 "아직 증시가 본격적으로 오를 수 있는 체력을 갖추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ECB가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3월부터 시작할 예정이고, 국내도 재정지출 확대가 예정돼 있다"며 "지수가 하방경직성은 유지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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