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대형 부동산기업들이 올해 들어 속속 토지매입에 나서고 있다. 현실경기에 민감한 부동산기업들의 토지매입에 중국의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찍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체인 중위안디찬(中原地産)의 시장연구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달동안 부동산 개발기업들의 1선도시 토지매입액이 531억위안(한화 약 9조3000억원)을 기록, 전달 378억위안 대비 40.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권일보가 6일 전했다. 토지매입액은 지방정부들이 경매를 통해 판매한 토지사용권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경매시초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나타내는 할증비는 28.6%를 기록해, 2014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1선도시로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톈진(天津) 등 5곳이 있다. 20대 부동산기업의 지난달 토지매입액 중 38.9%가 1선도시에 집중됐다. 1선도시 매입집중률 역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1월달 20대 부동산기업이 매입한 토지 역시 426억위안어치로 12개월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1선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경기가 활기를 띄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도시 토지매매시장은 지난해 침체를 이어가다가 4분기 들어 서서히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완커(萬科), 헝다(恒大), 뤼디(綠地), 룽후(龍湖) 등 대기업들 역시 토지시장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완커 역시 지난달 상하이, 난징, 항저우 등지에서 68억8300만위안을 들여 7곳의 토지를 구매했다.
반면 일부 2선도시와 거의 대부분의 3선도시, 4선도시는 여전히 부동산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루무치(烏魯木齊), 구이양(貴陽), 란저우(蘭州), 쉬저우(徐州), 진저우(錦州) 등 3선도시들에는 미분양물량 적체현상이 개선되지 않아 불황이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때문에 중국의 토지시장은 올해 양극화현상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장다웨이(張大衛) 중위안디찬 수석분석가는 "부동산 기업들이 대도시 토지매입 경쟁에 나서고 있다"며 "중소도시의 경우 여전히 부동산 재고 물량이 남아있어 토지매입시장이 냉각된 상태지만, 대형도시와 일부 중대형 도시에서는 부동산 개발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올해 대도시의 토지매매가격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 4일 진행됐던 베이징 순이(順義)구 실버타운 건설부지 경매에는 각 건설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베이징시 국토국이 매물로 내놓은 이 토지는 4억6000만위안에 경매가 시작됐지만 56차례의 호가경쟁을 거쳐 최종적으로 30% 할증된 5억9800만위안으로 낙찰됐다. 6만4300㎡의 토지가 1㎡당 평균가격 1만1000위안(약 200만원)에 팔린 것. 토지경매에는 서우창즈예(首創置業), 루넝(魯能), 진룽제(金融街), 완커, 룽후 등 8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서우창즈예가 최종 낙찰받았다.
부동산정보업체 중국 지수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100대 도시 신규주택 가격은 ㎡당 1만564위안(약 185만원)으로 전월 대비 0.21% 소폭 상승해 8개월 연속 하락세에 종지부를 찍었다. 집값이 상승한 지역도 총 44곳으로 직전월인 지난해 12월 대비 14곳이 늘어났다. 상승폭이 1% 이상인 도시도 9개로 전월대비 6곳 증가했다. 베이징은 1.15% 상승했고, 상하이와 광저우는 각각 0.78%, 0.64%의 상승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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