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군호 코넥스협회장 "공시를 잘해야 투자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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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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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호 코넥스협회 회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코넥스사도 기업공시를 제대로 해야 투자가 늘어난다. 자발적인 공시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김군호 코넥스협회 회장(에프앤가이드 대표)는 9일 아주경제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신생 벤처기업 증시인 코넥스 역시 공시를 적극 활용해 스스로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부실기업 한두 곳이 전체 시장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김군호 회장은 "기업이 공시를 해야 이해관계자도 회삿돈을 얼마나 썼는지, 실적이 어떤지 알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공시를 통해 회계법인 감사를 받거나, 내부통제를 실시해 신뢰를 받는 기업이 되는 요건을 배워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생기업 요람 코넥스도 공시는 필수

코넥스는 기술력을 갖춘 신생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2013년 7월 문을 열었다. 이런 신생기업은 짧은 회사 연혁 탓에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고, 이를 제도권 증시에서 돕기 위해 코넥스가 만들어진 것이다. 자기자본이 5억원이거나 매출액 10억원, 또는 순이익 3억원이라는 요건 가운데 하나만 충족하면 코넥스는 받아준다.

코넥스사는 공시 의무가 상대적으로 크게 가볍다. 코스닥만 봐도 64개 항목을 공시해야 하지만, 코넥스에서는 29개만 하면 된다. 그러나 똑같이 코넥스에 속한 에프앤가이드는 분기별로 실적공시를 내놓고 있다. 실적이 잘 나왔든, 못 나왔든 투자자를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는 2012년 연매출 100억원을 넘겼으나, 2013~2014년에는 100억원에 다소 못 미쳤다.

김군호 회장은 "코넥스는 신생기업 증시인 만큼 모험자본이 들어온다"며 "어떤 실적을 내고 있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넥스사가 투명성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고, 강점을 재조명하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도 첫 코넥스 투자처로 에프앤가이드를 골랐다. KB자산운용은 에프앤가이드 주식을 현재 약 36만주(5.12%) 보유하고 있다. 이 운용사는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증권금융, 예탁결제원에서 공동출자한 코넥스펀드(1000억원)를 운용하고 있다.

김군호 회장은 "투자자에게 기업 좌표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숨기지 않으니 인정을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완화해 거래 살려야

코넥스는 외형 면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은 5일 기준 1조7020억원으로 전년 말 9164억원 보다 약 85% 증가했다. 처음 문을 열였을 때(2013년 7월 4689억원)에 비하면 260% 이상 커졌다. 상장사 수도 2013년 45개에서 이듬해 34곳이 추가돼 79개로 늘었다. 전체 상장사 가운데 절반 이상인 49곳이 바이오나 소프트웨어, 반도체 같은 첨단성장산업에 속한다. 메디아나와 아진엑스텍, 랩지노믹스, 하이로닉, 아이티센 같은 경우는 실력을 인정받아 일찌감치 코스닥 이전상장에 성공했다.

김군호 회장은 "만 2년도 안 돼 지수가 60% 이상 올랐고, 시총도 크게 늘었다"며 "창조경제에 걸맞는 기업이 모이다보니 성장 잠재력이 크고, 희망도 넘친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는 아직 부진하다. 거래량은 첫해인 2013년 하루 평균 6만주를 넘겼지만, 이듬해 5만주를 밑돌았다. 올해 들어 9만주대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거래대금은 수억원에 불과하다.

코넥스는 전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사실상 연기금이나 금융사만 참여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예탁금 3억원 이상이라는 제한을 뒀다. 이런 제한이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금융위원회는 2014년 11월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 기본 매매수량 단위를 100주에서 1주로 바꾸고, 일임형 랩어카운트를 이용하는 경우 개인 예탁금 조건을 1억원으로 낮춰줬다.

김군호 회장은 여전히 역차별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코넥스가 100% 넘게 뛴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개인은 투자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전문 투자자만 큰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넥스가 신생기업을 위한 아시아 벤치마크 시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갖고 있다.

김군호 회장은 "한국에는 벤처 열풍이 있고,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과도 잘 맞는 시장"이라며 "아시아 지역 스타트업(신생기업)을 모으는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하고, 자율을 기반으로 성장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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