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 메이저대회 챔피언이 PGA투어차이나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에 응시했다?’
곧이들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주인공은 손준업(28)이다.
손준업은 지난 6일 중국 선전의 CTS타이쿤GC에서 끝난 2015PGA투어차이나 제2차 글로벌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에서 나흘합계 7오버파로 공동 14위를 차지했다.
2차 대회에서는 손준업 외에 이정환 김대호 조병민 정도원 김영수도 합격했다.
그 중 손준업이 가장 눈에 띈다. 2004년 고교 2년생으로서 프로가 된 손준업은 그해 KPGA 2부투어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두며 이름을 알렸다. 2005년부터 KPGA투어에서 활약했다. 2010년에는 국내 메이저대회인 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그해 KPGA투어 상금랭킹 8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31위를 기록했다.
그런 손준업이 이름도 생소한 PGA투어차이나 Q스쿨에 응시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미국PGA투어는 세계 각 지역 유망 선수들을 발굴하고자 지난해 중국·캐나다·라틴아메리카에 지부 형식의 투어를 만들었다. PGA투어차이나는 그 중 하나다. PGA투어차이나에서 시즌 상금랭킹 ‘톱5’에게는 그 이듬해 미국PGA 2부(웹닷컴) 투어시드를 부여한다. 출범해인 지난해 PGA투어차이나에서는 리하아통, 장신준(이상 중국), 교포 토드백 등이 상위 5위에 들어 올시즌 웹닷컴투어에서 활약한다. 리하오통은 지난주 웹닷컴투어 시즌 개막전에서 공동 1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그 덕분에 중국선수로는 가장 높은, 세계랭킹 185위로 뛰어올랐다.
미국PGA투어는 2년전 Q스쿨 제도를 없앴다. 최경주 양용은 강성훈 노승열 배상문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Q스쿨을 통해 미국PGA투어에 직행할 수 있는 길은 없어졌다. 그 대신 Q스쿨은 웹닷컴투어 진출 관문으로 ‘격하’됐다.
미국PGA투어에 진출하려면 웹닷컴투어를 통해야 하고, 웹닷컴투어에 나가려면 Q스쿨이나 PGA투어차이나 등 세 지역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손준업 등 많은 선수들은 경쟁이 심한 웹닷컴투어 Q스쿨보다는 PGA투어차이나에서 1년동안 활약하면서 톱5에 드는 것이 쉽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PGA투어는 PGA투어차이나가 출범 1년만에 연착륙한 것으로 평가한다. PGA투어차이나는 올해 4∼11월에 13개 대회가 치러진다. 출전선수들의 국적도 미국·호주·일본·뉴질랜드·한국·대만 등으로 넓혀졌다. PGA투어차이나는 이제 ‘기량이 낮고 이름이 없는 선수들의 대회’가 아니라, 미국PGA투어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의 치열한 각축장으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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