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김근정 기자 =중국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감독위원회(국자위)가 실적악화 국유기업의 임금인상을 제한하는 등 단호한 모습을 보여 주목됐다.
국자위는 9일 '2015 국유기업 경영실적 개선을 위한 통지'를 발표, 기업 및 시장 상황에 따른 합리적 목표설정 및 실현을 강조했다. 적자기업은 적자를 줄이고 흑자기업은 안정적 성장세 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특히 국자위는 신용등급 및 임금인상 제한 규정을 들고 나와 이목을 끌었다. 국자위가 제시한 규정에 따르면 올해 중국 국유기업의 총이윤, 경제적 부가가치(순이윤에서 채무 등 모든 기회비용을 제한 잔액), 경제적 부가가치 증가폭 등 목표치가 지난해보다 떨어진 기업은 실제 경영상황과 상관없이 신용 A등급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동시에 총이윤 목표치가 전년대비 하락한 기업은 임금인상에 나설 수 없도록 했다. 중국 증권전문매체인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을 미리 공개한 145개 국유 상장사 중 적자경영을 보인 곳은 30곳 이상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목표치가 올라갔다면 업계 평균 임금상승폭에 따라 임금수준 조정이 가능하다.
국유기업 개혁은 2015년 중국 경제에서 반드시 언급해야 할 핵심 화두다. 다음달 3일 개막하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각지에서 속속 열린 지방 양회에서도 국유기업 개혁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지난 1일까지 양회가 마무리된 28개성 중 20개 성의 양회 결과 보고서 첫 시작이 국유기업 개혁이었을 정도다.
이를 통해 장시(江西)성은 올해 성내의 염업(소금)국유기업을 시작으로 텅스텐, 에너지 건설자재 관련 기업의 혼합소유제 도입을 선언했다. 충칭(重慶)시는 국유기업 관리투자회사 설립을 계획 중이다. 수도 베이징(北京)은 국유기업 소유구조의 주식회사 전환 추진을 예고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와인 시음회’를 핑계 삼아 초호화판 술잔치를 벌인 ‘간 큰’ 국유기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 최대 국영 농식품기업 중량그룹(中粮集團·COFCO) 산하 주류수출 업무부처 직원들이 지난달 윈난(雲南)성 관광 휴양도시 다리(大理)의 한 고급 골프 리조트 호텔에서 와인시음회를 열고 20만 위안(약 3500만원)어치에 달하는 초고가 와인들을 흥청망청 마셨다고 중국 중앙인민방송국(CNR)이 9일 폭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중량그룹 직원은 와인시음회 이후 자신의 웨이보에 마고, 피숑 바롱, 샤토 라스콩브, 샤토 랭쉬 바쥬 등 자신이 시음한 값비싼 와인 리스트를 공개하며 “이날 20만 위안어치 술을 마셨다”는 글을 올렸다. 이 자리에서 사회을 맡았다는 또 다른 직원도“역대 진행한 시음회 중 가장 사치스러웠다”며 “28명이 참석해 30만 위안어치 술을 마셨다. 1인당 1만 위안(약 174만원)어치 와인을 마신 셈”이라고 온라인에 글을 올렸다.
그러나 중량그룹은 조사결과 12만 위안의 예산이 책정된 이번 와인시음회에서 숙박·음식·주류· 차량 회의실 임대 등 모든 비용으로 10만 836위안을 사용해 '8항 규정' 위반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8항규정이란 호화 연회 금지, 회의 간소화, 보고체계 개선, 출장 제한, 교통 통제 축소 등을 내용으로 한 공직윤리규정이다. 지난 2012년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가 취임하자마자 제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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