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 점검] 그리스 구제금융 거부에 EU는 반발, 미국 "EU가 양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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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1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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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G20 재무장관회의 (사진=신화사)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미국 오바마 정권은 9일(이하 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막한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지원과 관련, 그리스와 유럽연합(EU)에 대해 신속히 해결하도록 압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유로화 불안정이 재연되지 않도록 그리스 경기 상황에 따른 긴축재정정책의 완화를 인정하도록 EU 측이 양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그리스가 유로존 안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유럽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 정부와 어떻게 협력할지를 메르켈 총리로부터 듣기를 원한다"며 유로존 국가와 그리스 간의 협의를 촉구했다.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달 말 종료되는 구제금융의 연장을 요청하지 않겠다며 재원 조달을 위한 새로운 '가교 프로그램'을 요구하면서 채권국인 유럽연합(EU)이 반발하고 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9일 "그리스 정부는 치프라스 총리가 제안한 프로그램을 무조건 수용할 정도로 유럽 전반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을 거라 여겨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또 융커 위원장은 11일과 12일 차례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임시회의와 EU 정상회의에서 그리스의 요구를 받아들일 만한 합의가 이뤄지리라고 예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대 채권국인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가교 프로그램을 원한다면 국제사회가 감독하는 개혁 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은 프로그램이 없으면 상황은 그리스에 어려워질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날 치프라스 총리가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데 이어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퇴출당한다면 유로존이 "카드로 만든 집"처럼 붕괴될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까지 던지면서 EU와 그리스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4일, 신용도가 낮은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인정해 온 기존의 특례를 철폐했다. 6일에는 미국 신용평가회사가 그리스 국채를 ‘투기적 수준’으로 한 단계 강등하면서 시장에서는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경기 상황에 따라 그리스의 긴축재정정책을 재검토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번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도 그리스와 EU 간 새로운 지원 패키지에 합의하도록 요청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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