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지난 2013년 '10억 위안(약 1750억원)' 내기로 촉발된 중국 대표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 레이쥔(雷軍) 회장과 중국 1위 에어컨 제조업체 거리(格力)전기 둥밍주(董明珠) 회장의 갈등 구도가 또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IT 전문업체 테크웹(TechWeb)은 최근 광둥(廣東)성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3차회의(전체회의) 개막식에 참석한 둥밍주 회장이 레이쥔 회장과의 '10억 내기'에 대해 "양측의 내기는 이미 무산됐다"는 뜻을 밝혔다고 10일 보도했다.
둥밍주는 "샤오미가 이뤄낸 변화를 살펴볼 때 레이쥔 회장은 이미 이 내기를 무효로 한 것"이라고 운을 땠다.
이어 그는 "당시 우리가 내기를 건 것은 제품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면서 "듣기로는 샤오미가 현재 부동산 시장에까지 발을 들였으며, 이는 우리 내기의 조건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 2013년 12월 중국 CCTV 주최로 열린 '2013 10대 중국 경제인물' 시상식에 참석한 레이쥔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당시 레이쥔은 옆자리에 선 둥밍주를 향해 "향후 5년이면 샤오미의 매출이 거리전기를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농담 섞인 말을 건냈다.
레이쥔의 이 같은 발언에 사회자는 샤오미의 거리전기 매출 추월 여부를 두고 10억 위안을 내건 내기를 제안했고, 둥밍주는 이 같은 제안을 거리낌없이 받아들였다.
약 1년 후인 지난해 10월 레이쥔 회장은 국가인터넷정보사무실 주최 행사에서 "둥밍주 거리전기 회장과의 내기에서 내가 이길 확률은 99.99%다"라며 둥밍주를 또 한번 자극했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대립각 구도가 또 다시 언론에 의해 재조명됐다.
이어 지난해 12월 샤오미의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美的) 지분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둥밍주는 " 샤오미와 메이디의 협력에 내가 조급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 사기꾼과 좀도둑이 손을 잡은 것일 뿐"이라며 신경쓸 가치도 없다고 폄하했다. 당시 매체는 둥 회장이 말하는 사기꾼은 메이디를, 좀도둑은 샤오미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샤오미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수는 610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227%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43억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135% 급등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난 2013년 둥밍주와의 내기 당시 샤오미의 매출액은 316억 위안으로 거리전기의 약 4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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