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70년대 우리나라 수출의 1등 공신인 섬유산업이 국내 생산기반 축소와 가격경쟁력 약화 등의 위기를 극복하며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김극수)이 12일 발표한 ‘한국 섬유 및 가발산업과 우리 수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섬유산업은 최근 수년간의 구조조정과 기술개발, 생산구조 전환 등의 노력으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국내 섬유산업은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성장했으나 1980년 후반 이후 중화학공업 육성정책, 인건비 및 생산비 상승, 후발 개도국의 추격으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섬유사 및 직물의 수출단가는 2000년 이래로 상승추세며 노동집약적인 봉제의류를 중심으로 중국, 베트남으로 생산기지가 대거 이전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의 국내 생산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첨단 기술을 응용한 신소재 개발과 글로벌 패션브랜드를 통한 유통 네트워크 확립 등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타이어코드, 극세사 클리너 등이 세계 최고의 기술과 높은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며 선전하고 있다.
섬유 수출은 2000년 최고치(187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주춤한 모습을 보였으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2014년 159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뚜렷하다. 가발 수출은 1990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고부가가치 원사 기술개발 등을 기반으로 2005년 이후 오름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 심혜정 연구원은 “섬유 및 가발 산업의 고부가제품 생산체제로의 전환은 신흥국과의 가격경쟁을 극복하고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는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이라며 “이들 산업의 사례에서와 마찬가지로 과거 여타 수출 주력산업들도 신흥국의 추격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구조조정, 국제분업, 첨단화 및 융복합화를 통해 제2의 도약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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