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지난해 가을 이후 지속된 국제유가 하락세가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2월 들어 배럴당 50달러를 웃도는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보다 2.84달러 하락한 50.0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는 북해산 브렌트유가 전날 보다 1.65달러 하락한 56.69달러로 거래됐다.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나타나면서 하락세가 주춤하지만, 공급 과잉 상태는 지속되고 있어 유가가 더 내려갈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일 향후 5년 간 원유시장의 수요·공급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북미지역의 셰일오일 증산이 억제되면서 예상보다 빠른 공급 과잉 해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IEA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을 제외한 2020년 세계 원유공급량이 하루 6000만 배럴로 예상했다. 연평균 증산량이 57만 배럴에 그치게 되면서 현재 평균 증산량인 100만 배럴을 밑돈다.
또 미국 휴스턴의 유전정보 서비스업체인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북미지역 유전 개발에 사용되는 석유 시추 설비인 리그(rig) 가동 수가 대폭 줄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1월 고용통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경기회복이 확인됐다는 점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아직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은 순조롭다. 유전 신규개발이 둔화되긴 했으나, 셰일오일 감산으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최근 하루 생산량이 920만 배럴을 기록하면서 원유 재고가 4억 배럴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OPEC 회원국의 감산 움직임도 아직 보이지 않고 있으며 중국 경제 침체 우려가 강해 중국의 1월 원유 수입량은 전월 대비 8% 감소했다.
미국 시티그룹은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WTI는 앞으로 2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티그룹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 원유 재고 해소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원유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시기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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